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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이주연, 제2의 이미선 될 자질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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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만 웃은 건 아니다. 이 정도면 삼성생명도 만족이다.

'최대어' 박지수(1m95·분당경영고)를 품은 건 KB스타즈였다. KB스타즈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당연히 박지수를 호명했고,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태어나서 가장 기쁜 날이다. 무조건 박지수를 뽑을 수 있다고 믿었다"며 "오늘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의 딸인 박지수는 여자농구 사상 최연소인 15세 7개월 나이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리바운드, 블록슛 1위에 올랐고, 지난 6월 리우올림픽 최종 예선에서도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그는 박신자, 박찬숙, 정은숙, 정선민 등으로 이어진 한국여자농구 빅맨 계보를 이을 후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남자 농구에 이종현(고려대)이 있다면 여자 농구에는 박지수가 있다. 이종현이 10년을 책임진다면 박지수는 15년 이상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모든 감독들이 오직 박지수만 바라보고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꼴찌 KDB생명 관계자는 1순위 지명권을 따낼 확률이 28.6%나 돼 잔뜩 기대한 표정이었다. 이날 드래프트에선 정규리그 성적 역순에 따라 구슬을 차등 지급했다. 6위 KDB생명이 6개, 5위 신한은행 5개, 4위 삼성생명 4개, 3위 KB스타즈 3개, 2위 KEB하나은행 2개, 1위 우리은행 1개다. 이후 총 21개의 구슬을 바구니에 넣었다. 곧장 추첨이 시작됐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KB스타즈가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김영주 KDB생명 감독은 "구슬이 6개나 됐는데"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안덕수 감독은 만세를 불렀다. 번쩍번쩍 뛰더니 오른 주먹으로는 가슴을 몇 차례나 치기도 했다.

그렇게 박지수를 위한, KB스타즈를 위한 드래프트가 끝난 듯 했다. 박지수 외 다른 선수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생명 관계자는 만족하는 눈치였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어 인성여고 이주연(18·171㎝)를 뽑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주연은 1학년 때부터 선배들을 위협했다. 올해는 11경기에서 평균 26.3득점 7.5리바운드를 잡으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기본기가 좋고 체력이 우수하다. 팀 플레이에도 강점을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제2의 이미선이 될 자질이 충분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잘 만들면 더 발전할 수 있다"며 "모든 구단이 당장 5분 정도 뛸 수 있는 선수라고 공통된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이주연은 "어느 팀을 가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2순위로 뽑혀 기분 좋다"며 "삼성생명은 가장 가고 싶은 팀이었다. 재활 시스템이 좋고, 농구를 하면서 삼성생명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프로에서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감독, 코치님께 잘 배워서 자신있는 농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