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클러치 히트가 아닌 클러치 에러?
날씨는 추워지는데, 야구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이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승부가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16일 LG의 3차전 승리로 시리즈 2-1 리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시리즈가 끝이 날 수도, 마지막 5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
가을야구에서 이기고 싶은 팀이라면 다름 아닌 실책을 조심해야 할 듯. 정규시즌 경기에서도 승부처 나오는 실책이 승패를 가르는 걸 많이 봤지만,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그 빈도수가 더 잦아지는 듯 하다. 가을야구 시작인 LG-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그랬다. LG 오지환의 실책에 KIA가 귀중한 선취점 2점을 뽑아 이겼다. 넥센-LG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넥센 포수 박동원이 7회 송구 실책을 저질러 1대4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2로 근소한 점수차 추격이 가능한 상황에서 번트 타구를 처리하려던 박동원의 1루 악송구가 나왔고, 1사 2루가 돼야할 상황이 무사 2, 3루가 되며 경기 흐름이 LG쪽으로 완벽하게 넘어갔다.
정규시즌 안타 쳐야 할 때는 딱딱 쳐주고, 실책이 나올 것 같은 상황에서도 호수비를 펼치던 선수들이 왜 포스트시즌에서는 반대가 될까. 결국 긴장, 중압감을 못이겨내는 결과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축제 무대다. 하지만 선수들은 온전히 그 축제를 즐기지 못한다. 못치고, 못잡으면 역적이 된다는 마음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그게 플레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제 아무리 경험이 많고, 소위 말하는 '강철 멘탈'을 자랑하는 선수들도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서면 몸이 덜덜 떨린다고 한다. 모두 다 같은 조건이라고 봐야한다. 적시타보다 더 무서운 승부처 실책, 이번 준플레이오프 뿐 아니라 다가올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도 각 팀들의 희비를 가를 요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