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홍종현을 다시 봤다.
SBS 수목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조윤영 극본, 김규태 연출)가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에 비해 신통치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는 물론 캐릭터의 표현, 스토리에 전개 등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도 아쉽다.
하지만 '달의 연인'에서 보여주는 홍종현의 연기는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모델 출신인 그는 앞서 출연작에서도 본인의 느낌을 살린 젠틀하고 도시적인 역을 맡았다. 하지만 매번 '감정 표현이 부족하다' '연기에 영혼이 없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달의 연인' 속 홍종현은 전혀 다르다.홍종현이 연기하는 일찍부터 어머니 황후 유씨에 의해 길러진 황제로 길러진 3황자 왕요는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복형 왕무(김산호)에게 정윤(황세자) 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며 항상 열등감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열등감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것도 전부다 가져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욕심이 많고 오만하며 남의 약점을 파고들어 쥐고 흔들기는 좋아할 정도로 비열하지만, 어머니의 황휴 유씨에게 휘둘리는 마마보이 같은 인물이기도 하다.
홍종현은 이런 복잡한 캐릭터인 왕요를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종일관 분노에 차있는 광기어린 눈빛과 말투는 시청자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비열함에 번뜩이는 눈빛, 특히 광기에 어려 미쳐가는 연기에서 품기는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동안 홍종현을 따라다녔던 연기력 논란이 무색할 정도의 표현력이다.
'달의 연인'은 시청자를 실망켰지만 홍종현이라는 배우를 재발견시켰다.
한편, '달의 연인'은 고려시대 4황자 왕소(이준기)와 21세기 여인 고하진의 영혼이 미끄러져 들어간 고려 소녀 해수(이지은)의 천 년의 시공간을 초월한 로맨스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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