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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구르미', 해피엔딩이어야 하옵니다 보검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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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보검 매직은 해피엔딩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청량하던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바로 이영(박보검)과 홍라온(김유정)의 로맨스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20일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한없이 달달하고 애틋한 이영과 홍라온의 모습을 그렸다. 이영은 홍라온의 본명을 알게 되고 다정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홍라온은 대리 청정에 지친 이영에게 무릎을 내어주며 마음을 전했다. 그런가하면 이영은 발을 다친 홍라온을 업고 달빛 아래에서 산책을 하는 등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키워갔다.

그러나 반전이 찾아왔다. 첫번째는 국혼이다. 왕(김승수)은 예조판서 조만형(이대연)의 딸 조하연(채수빈)과 이영의 국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영은 "저는 저의 방식으로 제 사람들을 모을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왕세자 신분인 그가 왕명을 끝까지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가운데 홍라온은 왕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인어 아씨 이야기를 들려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현재 홍라온과 이영이 처한 상황이 인어 아씨 이야기와 너무도 흡사했기 때문이다.

이영은 "너를 여인으로 내 곁에 둘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내가 이야기를 바꿀 것이다. 인어공주와 왕자. 잘 먹고 잘 살았다더구나. 우리처럼"이라고 자신했지만 그도 모르는 사이 또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홍라온의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상선 한상익은 왕의 오른팔로 알려졌지만 사실 백운회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홍라온이 홍경래의 딸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실명을 불렀다. 이영은 이 장면을 목격, "그 이름 어찌 아셨소 홍라온"이라고 물어 긴장감을 높였다. 이영은 아직 홍라온이 홍경래의 딸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 하지만 자신이 마음에 둔 여인이 아버지인 왕을 공격했던 홍경래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당연히 갈등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구르미 그린 달빛'은 그림 같이 그려졌던 판타지가 점점 현실 세계와 맞닿게 되면서 해피엔딩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인어 아씨 이야기는 극의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이 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고, 실제로 세자빈 조하연의 행보 역시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하연은 자신만만하게 이영에게 대시하고 있지만, 그의 마음이 홍라온에게 향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인생 처음으로 패배감과 질투심에 사로잡혀 이성의 끈을 놓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생의 비밀까지 더해지며 결말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그렇다면 과연 '구르미 그린 달빛'의 결말은 어떤 식으로 흘러갈까.

원작 웹소설에 따르면 일종의 해피엔딩이다. 이영은 억지로 조하연과 혼례를 올렸다. 하지만 독살을 당해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고, 왕은 그런 이영을 출궁시킨다. 이영은 궁 밖에서 홍라온을 다시 만나 쌍둥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때 조하연이 나타나 홍라온에게 약조를 지키라며 아들 환을 자신에게 달라고 한다. 이환은 조선 24대 왕 헌종이 된다.

네티즌들은 월하노인, 청실홍실 설화, 환생설 등을 제기하며 해피엔딩을 기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면 드라마는 새드엔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이영은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효명세자는 예악에 능하고 꽃미모를 겸비한 완벽한 왕세자였으나 병약한 탓에 21세로 단명한 비운의 인물. 이 설정대로라면 이영의 수명은 2년도 채 남지 않은 셈이 된다. 더욱이 웹소설을 기반으로 했지만 드라마화 되면서 원작의 설정이 상당히 바뀌었다는 점도 원작과는 다른 결말을 예상하게 만드는 장치가 됐다.

달달하기만 했던 '구르미 그린 달빛'의 로맨스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어떤 결말을 맺게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