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영건' 박세웅(21)의 8전9기 8승 도전기가 또 실패로 돌아갔다. 박세웅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 시즌 최종전(16차전)에서 5이닝 동안 4안타 2실점(1자책)으로 시즌 8승째(12패)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불펜진이 무려 7실점하며 넉넉했던 점수차를 다 까먹었다. 윤길현(3실점)-이정민(3실점)-손승락(1실점). 롯데는 8회말 9-5 리드에서 9-9 동점을 허용했고, 박세웅의 승리는 날아갔다.
긴 기다림의 시간은 또 이어지게 됐다. 박세웅은 지난 7월21일 KIA전에서 시즌 7승째를 따낸 뒤 이후 8차례 등판에서 6패만을 안았다. 속절없이 패를 쌓아가는 동안 경기 초반에 무너지는 모습이 잦았다. 이날은 달랐다. 포크볼과 직구를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덤벼드는' 삼성 타자들을 차분하게 요리했다.
1회 톱타자 박해민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2번 박한이를 삼진, 3번 구자욱을 3루땅볼, 4번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는 삼자범퇴, 3회에도 2사후 박해민에게 3루타를 허용했으나 박한이를 또다시 삼진으로 낚았다. 4회에는 5번 백상원을 상대로 1루수 더블플레이를 이끌어내며 1사 1루 위기를 넘겼다. 5회가 압권이었다. 1-0으로 앞서던 5회초 롯데는 3점을 더 달아나 4-0으로 앞서 나갔다. 6회초 강민호의 홈런까지 더해지자 5-0리드.
박세웅은 5회말 선두 6번 우동균에게 우중월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7번 조동찬 3루땅볼, 8번 이흥련도 3루땅볼로 막았다. 선행주자의 진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어진 2사 1,2루에선 1번 박해민을 2루땅볼로 제압했다. 좀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6회 들어 갑자기 밸런스가 무너지며 박한이와 구자욱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4번 최형우에게 좌전안타까지 내줘 무사 만루위기. 롯데는 박세웅을 내리고 윤길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길현은 폭투로 1점을 내주고, 6번 우동균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2점째를 허용했다.
롯데는 삼성이 5-2로 따라붙은 7회초 손아섭이 좌월 3점홈런을 때려내며 다시한번 견고한 리드를 이어갔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박세웅의 굳은 표정도 살짝 밝아졌다.
경기전 롯데 조원우 감독은 박세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날까지 7승12패를 기록중이었지만 아직은 성장중이라는 얘기였다. 좋은 흐름에서 최근 8경기에서 6패를 안으며 승보다 패가 훨씬 많아졌지만 롯데 벤치는 박세웅에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줬다. 조 감독은 "차츰 선발 수업을 쌓고 있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친구다. 무척 성실하다. 내년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8회말 동점을 허용하자 또다시 8승 기회는 다음으로 돌려야 했다. 이날 박세웅의 직구 최고스피드는 148㎞였다. 직구(46개) 다음으로 포크볼(20개)과 슬라이더(17개)를 많이 던졌다. 커브는 1개였다. 총투구수는 84개였다. 대구=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