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깃발더비의 영웅은 김 현이었다.
성남은 1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2016년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김학범 감독 자진사퇴로 지휘봉을 물려받은 구상범 감독대행은 데뷔전에서 승리를 낚았다. 4경기 무승행진도 끊었다. 반면 수원FC는 4경기 무패행진을 마감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구 감독은 비장의 카드로 김 현을 투입했다. 최근 부진했던 황의조를 돕기 위한 투입이었다. 김 현은 올림픽 본선 엔트리에서 제외된데 이어 제주에서 성남으로 임대되는 등 부침이 심했다. 하지만 김 현은 조용히 칼을 갈았고, 구 감독이 이를 캐치했다. 선제골은 수원FC가 넣었다. 전반 25분 가빌란이 문전에서 내준 볼을 권용현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성남 골키퍼 김근배가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며 골로 연결됐다. 이 후 성남의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40분에는 박용지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성남은 후반들어 대반격에 나섰다. 선봉장은 김 현이었다. 김 현은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골을 넣었다. 오른쪽에서 박용지가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에 있던 김 현이 가슴 트래핑 후 절묘한 바이시클 킥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다. 김 현이 다시 한번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후반 30분 왼쪽에서 이종원이 올린 프리킥을 이창근 골키퍼가 제대로 펀칭하지 못했고, 반대편에 있던 김 현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김 현은 가장 중요한 순간, 2골을 성공시키며 성남에 승리를 안겼다. 구 감독에게도 잊지 못할 선물을 안기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