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를 막아선 한 소년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타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2일(한국시각 ) 멕시코의 저널리스트 마누엘 로드리게스가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이 사진엔 두팔을 활짝 펼친 채 경찰차와 시위대를 막아서고 있는 한 소년의 모습이 담겼다.
지난 10일 멕시코 셀라야에서 펼쳐진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시위'에는 1만1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가족을 위한 국민 전선(National Front for the Family)'라는 보수단체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동성결혼 합법화 제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펼친 것.
동성애자 삼촌을 둔 11세의 이 소년은 맨몸으로 1만 명이 넘는 시위대 앞을 막아섰다. 그는 멕시코 현지 매체를 통해 "처음에는 나는 그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소년의 삼촌이 동성애자였다. 자신의 삼촌이 게이라면서, 사람들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밉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동성혼 합법화를 둘러싼 논란과 진통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동성애 반대자와 지지자 수만명이 잇달아 집회와 행진을 펼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남미에서 보수적인 성향으로 평가되는 멕시코에서는 멕시코시티, 코아윌라, 킨타나 로, 할리스코, 나야리트, 치와와, 소노라 등 일부 주에서만 동성혼이 합법이다. 나머지 주는 법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멕시코는 올해 들어 동성애 혐오 범죄로 26명이 숨졌고,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72명, 44명이 살해됐다. 최근 중남미에서는 동성혼 합법화 바람이 거세다. 2010년 아르헨티나, 2013년 우루과이와 브라질이 동성 결혼을 허용했고, 콜롬비아가 올해 남미에서 4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5월 전국적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헌법 개정을 제안한 바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