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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 불안' 시리아, 그래서 필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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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가 두 번째 걸음을 옮긴다. 상대는 불확실성이 큰 시리아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이 이끄는 A대표팀은 6일 오후 9시(한국시각) 시리아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치른다. 슈틸리케호의 최종예선 첫 원정 경기다. 한데 경기 장소는 시리아가 아니다. 말레이시아다.

불안한 시리아 정세가 원인이다. 시리아는 2011년 민주화 요구 시위로 촉발된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5년째 진행중이다. 그동안 시리아 국민 28만명이 숨졌다. 주요 도시가 초토화됐다. 러시아와 터키까지 가세해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무려 400만명이 넘는 시리아 국민이 난민으로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서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했다. 당초 시리아축구협회는 레바논에서 경기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레바논 개최 역시 안전 문제로 취소됐다.

마카오가 차선책으로 떠올랐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갑작스레 취소됐다. 시리아축구협회와 마카오축구협회 간 협상이 틀어졌다.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급히 개입해 개최지 섭외에 나섰다. 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로 결정했다.

시리아의 내전으로 인해 중립국에서 치를 최종예선 2차전.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만큼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절대 물러설 수 없다. 승리만 생각해야 된다. 시리아전도 마찬가지다.

시리아를 반드시 잡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역시 시리아의 불안정한 상황과 관계가 있다. 시리아축구협회는 사실상 국가 지원을 바랄 수 없는 형편이다. AFC지원금으로 원정팀 숙박, 수송 등 경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축구협회는 내전을 피해 카타르 도하에 임시 사무소를 차리고 대회를 준비중이다. 지원금 외에는 돈이 나올 구석이 없기 때문에 한국전 이후 치를 4차례 홈 경기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만에 하나 시리아가 한국전 이후 남은 홈경기를 모두 포기한다면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시리아를 상대로 3대0 몰수승을 거두게 된다. 즉, 이란, 중국, 카타르, 우즈베키스탄이 시리아 원정경기를 치르지 않고 승점 3점을 챙기게 된다. 한국이 시리아전에서 비기기라도 하면 승점 2점 손해 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시리아가 비용 문제로 남은 홈경기를 포기하면 나머지 팀들은 자연스럽게 승점 3점을 가져간다. 최종예선 2차전에서 반드시 시리아를 꺾고 승점 3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손해보지 않는다"며 필승을 강조했다.

물론 시리아가 남은 홈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한다. 결국 답은 승리 뿐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