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이후 한동안 잊혀져있던 이름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 윤석민(30). 일반 야구팬들이 윤석민하면 넥센 히어로즈 윤석민을 연상할만큼 이번 시즌 보여준 게 없다.
지난 4월 이후 윤석민의 시계는 멈춰있다. 1군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3.32을 기록한 게 전부다. 지난해 4년간 총액 90억원에 계약했는데, 기대를 한참 밑도는 성적이다.
이번 시즌 팀 기여도가 떨어지는 윤석민이 1군 마운드에 오른다. 30일 광주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해 불펜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은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즌 막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먼저 1군 복귀 직전 퓨처스리그(2군) 성적을 보자. 지난 4월 오른쪽 어깨 염증 진단을 받은 윤석민은 재활치료, 훈련을 거쳐 퓨처스리그 7경기에 등판했다. 10⅔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5.06. 지난 6월 복귀를 했다가 어깨 상태가 문제가 돼 다시 재활치료를 받았다. 지난 4월 1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서 9이닝 완투를 한 직후 '불청객' 어깨 통증이 불쑥 찾아왔다.
최근 2군 경기 기록을 나쁘지 않다. 지난 6일 LG 트윈스전부터 24일 kt 위즈전까지 4경기 연속 1이닝 무실점. 26일 kt전에선 1이닝 동안 4사구 2개를 내주면서 1실점하고, 삼진 2개를 잡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2군 경기 내용이다. 1군 불펜투수에게 필요한 연투 능력 또한 물음표가 달려있다. 지난 6일, 10일 등판해 1이닝씩 던진 윤석민은 24일과 26일 kt전에 등판했다. 중간계투로 활용하려면 연투 능력이 필요한데, 믿음을 심어주기엔 부족하다.
한때 130km 중반에 머물렀던 직구 최고 스피드는 약간 올라왔다. 지난 26일 kt전에선 최고 141㎞, 퓨처스리그에서 최고 144km를 찍었다. 1이닝 1안타 무실점. 나무랄데 없는 활약이긴 해도 아쉬음은 있다.
먼저 중간계투로서 연투 능력이 필요한데, 충분한 준비를 했는 지 의구심이 인다. 직구 최고 스피드도 그렇다. 시속 140km대 초반까지 찍었다고 해도,150km 육박하는 좋았을 때 구위, 스피드에 부족하다. 퓨처스리그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고 보기어럽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30일에 투구를 지켜본 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겠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직구 스피드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이 코치도 "지금보다 스피드가 좀더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 관록과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실 코칭스태프는 부상 재발을 우려해 윤석민의 1군 복귀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충분히 쉬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윤석민이 1군 복귀에 적극적이었다. KIA 코칭스태프는 "본인의 뜻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즈팬들은 KBO리그를 대표했던 에이스 윤석민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에이스 윤석민을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