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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걸음 뗀 서병문 배구협회장 "비판 겸허히 수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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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문 제38대 대한배구협회장(72)이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구협회와 관련한 비판에 대해 답을 했다. 9일 당선된 서 신임 회장의 첫 행보다. 서 회장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신임 회장으로서 변명 보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거센 비판 여론에 대한 사과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대한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는 2016 리우올림픽을 기점으로 도마에 올랐다. 배구 여자대표팀에 대한 부실한 지원이 이유였다. 배구협회는 AD카드 발급에 대한 제약, 협회장 선거가 올림픽 기간 중 열려 지원인력을 집중할 수 없었던 점, 재정난 등을 거론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서 회장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 회장은 이날 "그 동안 대표팀에 걸맞지 않은 지원으로 팬들의 역노를 불러온 협회의 과오와 실수를 사과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재정이 취약하나 신임 회장으로서 변명 보단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서 회장은 최근 불거진 아시아배구연맹(AVC)컵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당초 배구협회는 박기주 수원전상여고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박 감독이 고등학교 팀을 지도한다는 점, 공모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특히 배구협회는 AVC컵 감독 공모를 17일 시작했다고 했지만 홈페이지 공지는 18일에 이뤄졌다. 마감일이 21일이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너무 짧았다. 때문에 이미 내정된 인사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서 회장은 "박 감독은 김연경을 포함해 많은 선수를 키운 감독이다. 하지만 4일만에 선임한 것은 다소 문제가 있을 순 있다"며 "그 사람의 능력과 실력을 본 것이다. 너무 큰 비난이 있어 협회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당선된 지 약 3주가 됐지만 아직 구성되지 못한 집행부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 서 회장은 "한 번 구성하면 4년 가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개혁이 될지 고심하고 있다. 인사는 100% 만족할 수 없다"며 "예전엔 감투만 쓰고 세월만 보내는 인사가 99%였다. 조직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경험과 그 사람의 능력을 기준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재정난을 극복할 초석으로 배구인들의 참여를 들었다. 서 회장은 "자꾸 재정이 열악하다고 하니까 재정이 어렵다고 생각하신다. 한 말씀 드리자면 회장단에서 돈을 내고 정부 지원 받는다. 아직 배구인들의 참여폭이 적다. 제도적으로 배구인들의 참여를 높여 성의를 보인 뒤 정부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면서 이야기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화에 나선 서 회장. 자세를 낮추고 질의응답을 했지만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협회 재정난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서 회장은 "(재정 상황)보고는 받고 있다. 하지만 단정지어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어수선한 가운데 막을 올린 서 회장 체제. 혁신을 통해 난맥상에 빠진 협회를 정상화 시킬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