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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이승엽 일본 안갔다면 700홈런 넘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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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김기태 KIA 감독은 "대단하다"는 말을 쉼없이 했다. 김기태 감독은 현역 시절 이승엽과 함께 삼성 클린업 타선을 구성했다. 홈런레이스도 직접 봤다. 김 감독은 "바로 앞 타석에서 54홈런(1999년)을 때리는 것을 눈으로 지켜봤다. 그때는 (이)승엽이가 볼을 때리면 볼에 엄청난 회전이 걸리면서 순식간에 담장밖으로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1999년 쌍방울에서 삼성으로 현금트레이드 됐다. 그해 이승엽이 3번, 4번을 쳤고, 김 감독은 4번과 5번에 자리잡았다. 이승엽이 54홈런-123타점, 김 감독이 28홈런-88타점을 쓸어담았다. 2000년에는 이승엽-훌리오 프랑코(현 롯데 코치)-김기태 감독이 중심타선이었다. 당시 삼성방망이는 리그 최강급이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은 참 대단하다. 난 36세에 은퇴를 했다. 이승엽은 올해 만으로 40세다. 여전히 건강하게 그라운드에 서고, 홈런을 때려낸다. 스윙 매카니즘은 그때나 지금이나 대단히 좋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은 일본에서 8년을 뛰었다. 타자로서의 최전성기를 일본에서 보냈다. 일본야구의 특수성, 적응 등 환경변화를 감안할 때 한국에 남았으면 더 많은 홈런을 때렸을 것이다. 아마 700홈런은 무난하게 넘어섰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파워와 집중력, 타격기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KBO리그 14시즌 동안 439홈런, 일본프로야구 8시즌 159홈런을 더해 한일통산 598홈런을 기록중이다. 대망의 한일통산 600홈런에 2개만을 남겨뒀다.

김 감독이 주목하는 것은 이승엽이 일본으로 진출한 시기와 일본야구의 수준이다. 이승엽은 아시아홈런신기록(56호)을 달성한 2003시즌이 끝난 뒤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했다. 지바 롯데 2년, 요미우리 5년, 오릭스에서 1년을 보냈다. 이승엽은 타자의 전성기인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을 일본에서 뛰었다. 이승엽도 일본 첫해인 2004년에는 고전했다. 타율 2할4푼 14홈런 50타점. 이듬해 30홈런을 때리고 2006년 요미우리로 이적했다. 요미우리 첫해, 일본최고의 야구팀에서 타율 3할2푼3리, 41홈런 108타점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이후 상대의 집요한 현미경 야구와 부상 등이 겹치며 고전했다. 이후 한국에서 5시즌째다. 2013년 타율이 2할5푼3리까지 떨어지고 홈런이 13개로 급감하자 은퇴이야기까지 나왔으나 이후 멋지게 반등했다. 올시즌에도 25일 현재 3할타율(0.302)에 23홈런 97타점을 기록중이다.

김기태 감독은 "대선수는 은퇴시기가 늘 고민이다. 개인적으로 이승엽이 오래 현역으로 뛰었으면 한다. 한해 성적이 떨어졌을 때는 도전해서 극복하는 것이 맞고, 두번째 시즌 성적이 급락했을 때는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해야 한다. 개인적인 내 얘기를 하자면 나는 상대 투수들이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그만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