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 가족극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최근 KBS 주말극은 한 작품이 인기를 끌면 다음 작품은 시청률이 저조한 양상을 보여 '퐁당퐁당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 '아이가 다섯'이 시청률 30%대를 넘기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새 주말극 '월게수 양복점 신사들'이 저주를 빗겨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게 됐다. 과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이 무시무시한 저주를 깨고 시청자의 사랑을 가로챌 수 있을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맞춤 양복점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사연 많은 네 남자의 눈물과 우정, 성공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전통적인 KBS 가족극이 될 것이란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데, 제작진이 반전이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성균관스캔들', '어셈블리' 등을 연출한 황인혁PD와 '백년의 유산', '전설의 마녀' 등을 집필한 구현숙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트렌디하고 밀도 높은 연출로 '성스 폐인'을 대거 양산해냈던 황PD의 감각과 '가족의 갈등과 화합'이라는 뻔한 소재도 독특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구 작가가 만난 만큼,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가족극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출연진도 믿음직하다. '슈퍼대디 열'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던 이동건이 완벽한 외모와 화려한 스펙, 차가운 성격을 지닌 완벽주의자 이동진 역을 맡았고 조윤희가 월계수 양복점 2층 공방 기술자 나연실 역으로 출연한다. 라미란과 차인표는 부부호흡을 맞춘다. 특히 라미란은 최근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유머감각을 뽐내며 '대세 오브 대세'로 떠오른 '센 언니'이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화끈한 걸크러시 면모로 시선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왕가네 식구들'로 전설적인 히트를 기록한 뒤 '전설의 마녀'에서 푼수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오현경이 월계수 양복점의 맏딸로 출연한다. 이밖에 최원영 현우 이세영 등 젊은 배우들과 신구 김영애 박준금 등 관록의 베테랑들이 앙상블을 이룬다.
황인혁PD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드라마는 말 그대로 양복점 내 신사들이 겪는 성장 드라마다. 양복이 주 모티브이긴 하지만 결국에는 남자들의 재기와 커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성장하면서 진정한 행복이 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를 제작하려 노력 중이다. 그러나 비극적이기 보다는 경쾌하고 유쾌한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형적인 KBS 가족극을 표방하고 있다.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생경함을 없애려고 한다. 기존 가족극의 틀에서 움직이려 한다. 다만 우리만의 특색은 있다. 전작 '아이가 다섯'은 재혼 가정이라는 새로운 가족 형태를 이야기했다. 우리는 혈육에 의한 가족 관계는 물론 유사 가족, 혹은 대안 가족의 형태도 있다. 기존 가족극과 다른 가족의 형태를 얘기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 드라마는 겉으로 보기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그리고 그 안의 여성들이 만드는 성장 드라마다. 그 안에 세대별 이야기가 숨어있다. 전통에 대한 가치와 향수를 가진 세대, 4-50대 씩씩한 가장, 꿈을 이루기 직전에 좌절된 세대들이 있다.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여성들의 이야기 역시 세대에 맞는 포맷을 다 지니고 있다.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현경은 "생활에 가까운 드라마를 좋아한다. 운 좋게 KBS2 '왕가네 식구들'에서 많이 단련됐다. 워낙 대본도 잘 써주시고 캐릭터도 잘 만들어주셔서 많이 사랑받았다. 그리고 구현숙 작가님이 그 캐릭터를 보고 '전설의 마녀'에 캐스팅 하셨다고 한다. 또 다른 모습으로 마음껏 놀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러다 보니 좋은 작품에 출연하며 그런 이미지를 갖게된 것 같다. '전설의 마녀'가 끝나고 작가님이 또 한번 작업하자고 하셨는데 이렇게 불러주실 줄은 몰랐다. 이번에는 누군가를 위해 한없이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여자다. 한없이 사랑해 보겠다"고 말했다.
작품은 '아이가 다섯' 후속으로 27일 오후 7시 55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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