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터널' 속 하정우가 연기하는 이정수에게는 동반자가 한명 있다. 아니, 한 명이라고 셀 수 없다. 강아지 '탱이'가 그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강아지 두마리가 '탱이' 역을 했어요. 곰탱이와 밤탱이란 놈들인데 곰탱이는 드라마 담당, 밤탱이는 액션 담당이었죠. 훈련도 다 시켰어요. 어둠 적응 훈련 같은 것도 많이 시켰죠. 촬영 시작하기 전에 제 사비를 털어서 간식도 사주고 똥도 치워주고 분장실도 같이 썼어요. 저희 집에도 데려갔어요. 마치 제가 주인인 것 처럼 했죠. 그런데 나중에는 똥싸고 밥먹을 때만 내 옆에 있더라고요.(웃음)"
"그렇게 잘해줬는데 제가 곰탱이에게 윽박지르는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는 저를 슬슬 피하면서 제 주위에 안오더라고요. '큰일났구나' 했어요. 그래서 몇백만원짜리 비싼 더미까지 만들었어요. 혹시나 촬영을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요. 나중에는 '이걸로 찍어야 겠구나' 포기도 했죠. 그런데 액션 담당 밤탱이가 저와 사료 나눠먹는 장면을 한 번에 해내더라고요. 그 촬영 때 스태프ㄷㄹ이 박수치고 난리가 났었어요. 어떻게 연기를 그렇게 하는지 시나리오에 쓰여있는데로 그대로 연기를 하더라고요.(웃음) 이번 영화 개봉하는 탱이들이 광고 제안 좀 받을 것 같아요."
극중 하정우는 탱이와 같이 개 사료를 나눠먹기도 한다. "개 사료가 사람이 다 먹을 수 있는 거더라고요. 개 육포도 간만 안돼있을 뿐 사람이 먹을 수 있어요. 근데 끝맛이 약간 쿰쿰해요. 하지만 더이상 제가 개 사료를 먹을 일은 없어야죠." 하정우는 이미 두마리의 프렌치불독을 키우고 있는 애견인이다. 그래서 탱이들과 호흡을 더 잘 맞출 수 있었을까.
'케미神'이라고 불리는 하정우가 '터널'에선 강아지와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