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메달의 의미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요."
동메달을 확정지은 후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은 포효했다. 11년간의 힘들었던 국가대표 생활 끝에 얻은 값진 수확, 바로 이번 동메달이었다. 김정환은 11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의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모즈타바 아베디니(이란)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3~4위전에서 15대8로 승리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김정환은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첫 번째 메달을 획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정환은 "국가대표 11년 생활하면서 상상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개인전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4년 동안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주말에 뭐할지' 한번 생각 안하고 훈련했다. 준결승에서 패해서 아쉬웠지만 마지막 3~4위전에서 마음을 비우고 한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동메달은 나에게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다"고 웃었다.
포기하고 싶을때도 많았다. 하지만 김정환은 이번 올림픽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소리지르는 것 조차 전략으로 삼았다. 그 결과가 동메달이었다. 그는 동메달을 확정지은 후 아버지가 생각났다. 눈물이 흘렀다. "아버지가 2009년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올림픽 나가는 것도 보시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때 못갔을때 2012년 런던때 나가면 된다고 하시고 2009년에 돌아가셨다. 경기 끝나고 하늘 볼때 분명 나를 보실 꺼라고 생각했다. 어머님과 젤 기뻐하실, 별이라도 따다줄실 아버지가 생각났다."
김정환의 펜싱인생은 계속된다. 그는 "이제 사브르 룰이 바뀐다. 아무래도 불리할 수 밖에 없어서 은퇴를 생각했다. 하지만 바뀐 룰에 체력이나 실력이 허락하는 한 최선 다해서 도전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