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걸스피릿'이 신선한 얼굴, 음악으로 삼촌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음악 방송이 넘쳐나는 요즘, 특이하게 '아재'시청자의 마음을 훔친 프로그램이 있다. '걸스피릿'은 경연이라는 형식에 조명받지 못 했던 숨은 아이돌 실력자를 등장시켜 음악적 퀄리티와 신선한 캐릭터들을 담았다.
음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는 키워드이기에 오랫동안 프로그램의 소재로 이용돼 왔다. 최근 방송사들은 '복면가왕', '판타스틱 듀오' 처럼 음악에 복면, 듀엣 같은 소재를 더해 2세대 음악 예능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하지만 반복은 싫증을 낳는 법. 채널을 장악한 음악 방송 탓에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걸스피릿'의 성적표는 흥미롭다. 음악과 아이돌 코드에 민감한 10대, 20대 시청자 보다 30대, 40대 남성 시청자들의 인기가 높았던 것. '걸스피릿'은 2일 방송한 3회를 기준으로 30대 남성 시청률 4.16%(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40대 남성이 2.63%를 기록했다. 바통을 넘겨준 '슈가맨'에 비해 아직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과묵한 삼촌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점에서 '걸스피릿'은 시청자들에게 후반 폭발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걸스피릿' 기자간담회에서 피에스타 혜미는 "다들 다르지만 샤방샤방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삼촌팬 인기 비결에 대해 추측했다. 혜미의 말 처럼 신인급 아이돌 12명의 출연은 밝고 신선한 그림이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는 재미가 있는 것. 라붐의 소연 역시 "출연진들의 서로 다른 매력을 찾아보면서 흥미를 느끼시는 것 같다"며 인기 비결을 추측했다.
하지만 '걸스피릿'엔 아이돌의 비주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 그룹을 대표하는 실력자를 모아 음악적 퀄리티도 잡았다. 레이디스 코드 소정은 "꽃가루를 많이 뿌린다고 표가 높게 나오게 아니더라. 방청객에 맞춰 무대를 구성 해야한다. 저희는 보컬이기 때문에 아티스트적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며 음악적 욕심을 드러냈다. 소정의 말 처럼 출연진들은 아이돌 이라는 편견을 깨고 음악의 '질'로서 승부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출연한 아이돌들이 음악의 질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자신이 속한 그룹의 대표라는 점. 심지어 CLC 승희는 멤버 이야기를 하다 기자간담회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팀의 맏언니라 힘든 티를 낼 수 없다. 근데도 멤버들이 표정만 봐도 제 감정을 알더라"며 승희는 눈물을 흘렸다. 그룹을 대표해서 나온 만큼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무대를 준비하기 때문에, '걸스피릿'은 아이돌 가수라는 편견을 깨고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
초반 삼촌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후반으로 갈 수록 더 나은 무대를 선보일 것을 당부했다. 러블리즈 케이는 "기존 러블리즈의 이미지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후반 히든카드는 내 목소리다"라며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CLC 승희 역시 "출연진이 세 번째 무대 부터는 본격적으로 몸도 풀리고 긴장도 풀렸다. 훨씬 더 재미있는 무대를 보여드릴 거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출연진들은 '걸스피릿' 속 라이벌을 묻는 질문에 짜 맞춘 듯이 "나 자신"이라고 대답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순수함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신인 아이돌, 그리고 그룹의 대표들. 삼촌팬들의 마음을 훔치며 이례적인 출사표를 던진 '걸스피릿'의 새로운 무대가 기대된다.
[스포츠조선 뉴미디어팀 이종현 기자], 사진제공=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