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영화 '터널'로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하정우 오달수 콤비를 캐스팅하고 100억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입한 이번 작품은 올여름 블록버스터 대전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작 '끝가지 간다'는 흥행적으로도 성공했지만 평단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단 두 캐릭터로 두시간 넘게 관객들이 긴장감을 놓칠수 없게 끌고가는 능력은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도 집중시켰다.
"'끝까지 간다'를 끝내고 차기작을 준비할 때 또 비슷한 류의 작품을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물론 '끝가지 간다'도 재미있게 찍었지만 단 두인물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잖아요. 조금 더 확산된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거든요. 이 가운데 '터널'의 원작소설을 봤어요."
하지만 처음에는 터널에 갇힌 캐릭터로 인해 영화적으로 표현에 제약이 많을 것 같았다. "못하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터널에 갇혀 있는 것으로 시작하는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갇혀있지만 극복해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하고요.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김성훈 표 영화의 특징인 힘든 상황 속 유머는 이번 '터널'에서도 잘 드러난다. "관객들을 이완시키는 요소로 유머만한 게 없잖아요. '끝까지 간다' 같은 스릴러도 유머가 있어서편하게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터널' 같은 재난 영화에서의 유머는 더 조심을 많이해야해요. 적재적소에서 수위 조절을 하면서도 들어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관객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하정우는 최적의 캐스팅이었다. "하정우는 우리나라에서 1인극을 펼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배우 중 한명이잖아요. 거기다 어두운 터널 안에서 계속 진지하다보면 극이 한없이 무거워지겠죠. 그렇다고 억지로 유머를 갖다 붙이면 관객들에게 혼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삶 자체가 유머가 있는 사림이었으면 했어요. 하정우는 개구쟁이 같은 면이 많잖아요. 그래서 적역이라고 생각했죠."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