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반전은 가능할까.
JTBC 금토극 '청춘시대'는 마이너 감성의 반격을 보여줄 수 있을까. '청춘시대'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취향 연애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매력적인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 동거 드라마다. 작품은 '연애시대',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얼렁뚱땅 흥신소', '난폭한 로맨스' 등을 집필한 박연선 작가의 차기작인데다 한예리 류화영 박혜수 박은빈 한승연 등 청춘 스타들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시청률면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첫 방송이 1.3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후 2회 0.473%, 3회 0.911%, 4회 0.807%로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재건축해내는 박연선 작가 특유의 마이너 감성이나 20대 여성들의 '진짜 삶'과 관련한 이야기가 드라마 주시청층인 40대 이상 시청자에게는 와닿지 않는 분위기다. 더욱이 '청춘시대'는 '칸의 여왕' 전도연을 앞세원 tvN 금토극 '굿와이프'와도 맞붙은 상황. 여러모로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과연 '청춘시대'는 이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까.
우선 화제성은 좋다. 작품은 역대 JT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편당 온라인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고, 방송이 끝날 때마다 명대사, 명장면들이 짤방 형태로 제작돼 유포된다. 동시대를 사는 젊은층에게는 분명한 관심작인 것이다.
배우들간의 호흡도 좋다. 4일 오후 1시 경기도 파주시 하지석동 원방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혜수는 "언니들에게 다 의지하고 있다. 작품 안에서 캐릭터들이 서로에게 뭔가 부러움을 갖고 의지하는 것처럼 실제로도 서로 의지하고 뭔가 친해지면서 그런 감정들이 생기는 게 좋다. 매일 항상 올때마다 점점 느껴지는 것 같다. 언니들이 웃으면서 반겨줄 때 사랑해주는 게 느껴진다. 언니들한테 다 감사하다"며 "세트에서 촬영하다 보면 거의 20시간 정도 언니들과 있게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게 된다. 다이어트, 연애, 고민 얘기들을 한다. 선배 입장인 언니들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항상 좋다. 촬영장에 올때 연기하는 것 외에도 인생에 있어 얻어가는 게 많은 것 같아서 항상 감사하고 즐겁다. 내 얘기들을 듣고 언니들도 즐거워하시는 것 같고 그래서 좋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캐릭터와 완성도 높은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캐릭터들은 20대들의 현실을 적절하게 대변하고 있다. 귀신보는 여자 송지원(박은빈) 캐릭터라는 판타지가 섞여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고학생, 다소 부적절한 관계까지 마다하지 않는 자유연애주의자, 소심하지만 꿋꿋한 20세 대학 초년생, 연애 호구 등 20대 청춘들이 한번쯤은 겪어봤거나 보고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를 그렸다. N포세대의 속사정을 적나라하게 고찰한 셈이다. 그렇다고 드라마의 분위기가 우울하진 않다. 동성간의 키스신이 연출될 정도로 발칙하고 과감한 장면들이 이어지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류화영은 "예은 캐릭터에 공감이 된다. 나도 사랑에 있어서는 예은 스타일이다.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 무섭고 걸크러쉬 언니라고 보시는데 사랑에 있어서는 바보다. 그래서 많이 공감된다"고 밝혔다.
박은빈은 "평소 류은재와 비슷한 성격이라 길거리를 다닐 때 많이 치이고 다닌다. 그런데 아무도 사과해주지 않아서 내가 사과한다. 그런 부분이 나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캐릭터가 온전히 한명한테 공감되기 보다는 다섯 캐릭터 모두 공감되는 면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가 공감을 통한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창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예리는 "나도 은재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어렵고 두려운 시기가 많았던 것 같다. 1회를 보며 많이 공감했다. 사람들이 처음이라는 두려움에 대해 많이 공감해주셔서 고마웠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으니까 그런 경험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박혜수는 "나도 스스로 은재와 같은 면을 찾아보고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 내가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몰랐구나 싶었다. 연기하며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다섯 캐릭터에게 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매력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곤PD는 "박은빈 에피소드는 6회에 나온다. 성지원이라는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와 다르다. 귀신을 보는 설정인데다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고…. 고민 상담사, 해결사, 수호천사 같은 느낌이다. 특별히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게 아니라 관찰하는 입장이다. 충고하고 조언하고 또다른 문제로 사람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완결된 대본의 특징이라 해야할지 박연선 작가의 특징이라 해야할지 초반에 캐릭터 설정과 사건 전개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기존 드라마가 4회까지 모든 공력과 재미를 투입하고 나머지를 초반의 힘으로 끌고 간다면 이 드라마는 초반 인물 소개와 사건의 단초 등 비밀의 열쇠를 제공하고 그것을 찾아가는 식으로 전개된다. 12회까지 회마다 이야기를 갖고 있고 그런 활력들이 증폭되어 가며 대본이 끝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와 달리 루즈함, 지루함 없이 전개될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청춘시대'는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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