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46)과 호주 출신의 프랭크 파리나 피지 감독(52)의 인연이 화제다.
대한민국과 피지는 5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6년 리우올림픽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격돌한다. 신 감독은 피지전을 하루 앞둔 4일 격전지에서 개최된 기자회견 직후 파리나 감독과의 '구원'을 소개했다.
신 감독은 "내가 호주에 있을 때 감독이었다. 선수로 갔을 때는 감독이 아니었지만 감독이 바뀌면서 온 감독이다. 6개월 정도 같이 생활했다"며 웃었다. 현역 시절의 신 감독은 2004 시즌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나 호주에 안착했다. 호주에서 은퇴한 후 퀸즈랜드 로어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그 시절 파리나 감독이 팀의 지휘봉을 잡아 6개월간 동고동락했다. 신 감독은 최근 기사를 통해 파리나 감독이 피지 사령탑을 맡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한다.
그는 "호주 특유의 선굵은 축구를 좋아했지만 아기자기한 축구도 했다. 파리나가 감독으로 왔을 때 새로운 축구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언어가 통하지 않아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백인우월주의로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말도 통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먼저 있던 감독은 나에게 공격 파트를 모두 맡겼다. 파리나 감독과는 6개월 이후에 10년간 보지 못했다"고 '묵은 감정'을 소개했다.
그리고 "파리나 감독도 오래 있지 못했다. 1년 밖에 일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난 6개월 끝난 뒤에 근처도 가지 않았다. 감독이 날 인정을 안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긋난 관계였다. 그런데 이번에 호텔에서 반갑게 맞이 하더라. 옛날에 문제였던 것을 감독 입장으로 보니 그 사람이 이해가 되더라. 말도 안 통했었다"고 했다.
독일은 방을 뺐지만 대한민국과 멕시코, 피지는 사우바도르의 '축구 선수촌'인 3.5성급인 그란 호텔 스텔라 마리스에서 함께 기거하고 있다. 신 감독은 "밥 먹다가 올라가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오랜만이라고 했더니 그 사람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날 봤다고 하더라. 피지는 아침에 훈련하고 우리는 4시에 훈련해 그 이후에는 마주칠 일이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한민국과 피지, 첫 경기부터 사연이 넘친다. 두 사령탑의 운명도 얄궂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