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인 KIA 타이거즈 최영필(42)이 의미있는 호투를 했다.
최영필은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이날은 원래 KIA 5선발이 나와야 할 타이밍이다. 그러나 KIA는 최근 4, 5선발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이 때문에 계속 고민하던 KIA 김기태 감독은 최영필에게 어려운 미션을 부여했다. 선발로 나가 최대한 긴 이닝을 버텨주는 것이다. 어차피 교체 투입할 불펜진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최영필이 적어도 3이닝 이상만 버텨주면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 있었다.
최영필은 자신의 임무를 100% 완수했다. 이날 선발로 나와 4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틴 것. 3⅔이닝 동안 5안타 2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44개였다. 3⅔이닝은 최영필이 지난 2014년 KIA 유니폼을 입은 이후 한 경기 최다이닝 기록이다.
3회까지는 구위에 힘이 있었다. 3안타로 1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2회에는 김태균-로사리오-김경언으로 이어지는 한화의 4~6번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처리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로사리오와 김경언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투구수가 30개를 넘긴 4회가 되자 구위가 약해졌다. 선두타자 송광민과 후속 김태균을 모두 외야 플라이로 잡았는데 타구가 멀리 맞아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2사후 로사리오와 김경언에게 연속 좌전안타를 맞았다. 김기태 감독은 이때를 교체 시점으로 봤다. 최영필은 이때까지 1점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팀은 2-1로 앞서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최영필은 제 몫을 다 했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좌완 심동섭이 2사 1, 2루에서 양성우에게 중전안타를 맞는 바람에 2루에 있던 로사리오가 홈을 밟았다. 이는 최영필의 자책점으로 귀속됐다. 최영필의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난 순간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