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올스타전 팬 투표가 한창이다. 다음날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은 7일부터 7월1일 오후 6시까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KBO앱과 KBO STATS 앱을 통해 진행된다. 선수단 투표는 15일 엔트리에 든 10개 구단 감독과 코치,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앞서 각 구단은 포지션별 베스트12 후보 명단을 제출했다. 1위 두산 베어스에서는 예상대로 니퍼트 정재훈 이현승 양의지 김재호 민병헌 등이 이름을 올렸다. 2위 NC 다이노스에서는 이재학 박민석 임창민 테임즈 나성범 박석민 이호준 등이 후보로 선정됐다. 관심을 모은 한화 이글스에선 투수 파트에 송은범 송창식 정우람이, 포수 후보로는 조인성이 뽑혔다.
흥미로운 점은 각 구단 사령탑이 이번 명단을 짜면서 적잖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 투수 후보를 선정하면서 특히 그렇다. 선발은 그나마 낫다. 한화를 제외하면 개인 성적이 가장 좋은 투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신재영(넥센)이 대표적이다. 롯데 자이언츠도 린드블럼 대신 레일리가 나왔고, KIA 타이거즈도 양현종, 지크가 아닌 헥터를 명단에 포함시켰다.
문제는 불펜이다. 마무리를 제외한 필승조는 최소 2명, 감독 입장에서는 한 명을 콕 집기 애매하다. 한화의 경우 권 혁, 박정진, 송창식 등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가 여럿이다. 넥센도 이보근 김상수 김택형 등 팀을 대표할 중간 투수는 많다. 김경문 NC 감독도 "중간 투수 후보를 뽑기가 쉽지 않더라"고 했다. NC에선 박민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올스타전에서 지나친 승부욕은 발휘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감독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팬들을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전력 투구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자칫 후반기 투구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라는 우려 때문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좀 길면 괜찮은데, 괜히 무리했다간 안 좋을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2011년 올스타전에서 KIA 윤석민이 그라운드 분위기를 잔뜩 띄웠다가 서둘러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있다. 당시 웨스턴리그 선발로 나선 그는 1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 올스타전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이 부문 기록은 2000년 한화 송진우 등 6명이 보유하고 있는 4개. 윤석민은 2회 첫 타자 이대호를 범타 처리하고 올스타전을 마쳤다. 당시 소속팀 감독이자 웨스턴리그 사령탑 조범현 감독이 더 이상의 투구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번에도 이런 장면은 심심치 않게 나올 것이다. 투수의 경우, 올스타전 MVP보다 중요한 건 남은 시즌이다. 감독들은 "올스타 휴식이 좀 길다면 모를까, 투수들을 길게 쓰기엔 부담이 된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