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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 주의보'…엄마·아빠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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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짜리 아들과 세살짜리 딸을 두고 있는 워킹맘 이 모씨는 지난 주부터 딸이 수족구병 증세를 보여 남편과 번갈아 휴가를 내고 딸을 돌봤다. 수족구병이 법정전염병이라 아들도 함께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친정에 맡겼다. 입안이 헐어 아무 것도 못먹고 보채던 딸이 일주일만에 겨우 회복했지만, 이번엔 이 씨가 목이 따끔따끔한 증세와 함께 미열을 느꼈다. 피곤해서 목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손과 발에 딸과 같은 수포가 올라왔다. 급히 내과를 찾은 이씨는 '수족구병' 진단을 받았다. 유아들에게만 생기는 줄 알았던 수족구병이 옮은 것이다.

▶어른이라고 방심은 금물…임신부는 위험

입안·손·발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수족구병은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지만, 올해는 때 이른 불볕 더위에 일찌감치 유행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8∼14일 국내 병의원에 내원한 외래 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이 10.5명을 차지해, 전 주의 7.7명보다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은 만 5세 이하에서 잘 생기지만, 면역력이 약한 청소년, 성인도 걸린다. 고운소아청소년과의원 임고운 원장은 "아이가 수족구병을 앓고 있는데 보호자가 감염돼 함께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아이들은 주로 입안이 아파서 울지만, 어른은 손발 통증도 심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임원장은 또한 "초기 임신부가 수족구병에 걸리면 조기 진통 등 유산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임신 후기에는 태아 감염 우려도 있는데, 이때는 신생아 폐렴·뇌수막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족구병에 걸린 임신부가 열이 나면 반드시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잠복기 전염력 강해…치료와 예방법은?

수족구병은 별다른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고 일주일 정도면 자연 치유된다. 그러나 통증 때문에 음식 섭취가 어렵고, 차가운 음료나 부드러운 것만 먹을 수 있어 '아이스크림병'으로도 불린다. 심한 경우 수분 섭취도 어려워 탈수 증상이 오거나 손발톱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임고운 원장은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엔테로바이러스71이 원인인 경우 뇌수막염·뇌염 등이 동반될 수 있어,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거나 두통·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족구병은 침·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 대변 등을 통해서 전파된다. 특히 잠복기 전염력이 매우 강해 집단 감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를 돌보는 보호자들도 반드시 손씻기를 생활화하고 환자의 분비물 및 소지품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둘째 임신 중에 첫째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장난감 등을 세정제로 닦을 때는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기저귀를 갈아주기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찌개 등을 같이 떠먹는 식생활도 감염 위험이 높아 삼가야 한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