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고척돔 사용은 역시 투수들에게 힘이 됐다.
홈런이 잘 터진 작은 목동구장을 사용하던 넥센은 올시즌부터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목동구장은 좌우 98m, 중앙 118m였고, 특히 좌중간, 우중간이 깊지 않아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으로 유명했다. 지난해 목동에서 열린 72경기에서만 무려 200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2.78개의 홈런을 볼 수 있었다. 고척 스카이돔은 좌우 99m, 중앙 122m에 펜스 높이가 3.8m나 된다. 게다가 좌중간, 우중간이 깊어 목동에서 홈런이 되는 타구가 스카이돔에선 플라이볼이 된다.
스카이돔에서 열린 21경기서 나온 홈런은 총 38개로 경기당 1.81개를 기록하고 있다. 목동에 비해 평균 1개 가까이 홈런수가 줄었다.
스카이돔이 넥센에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물론 홈런수는 줄었지만 득점은 비슷해 타선에 나쁜 영향은 크지 않았다. 투수들에겐 볼넷이 줄어들고 평균자책점이 줄어 긍정적인 효과가 나왔다.
넥센이 스카이돔에서 펼친 21경기에서 타자들은 120득점을 했다. 지난해 목동에서 가진 21경기에선 137득점을 했다. 경기당 6.5득점에서 5.7득점으로 0.8득점이 줄었다. 지난해 34개의 홈런에서 18개로 절반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타율은 3할에서 3할4리로 높아졌고, 1개에 불과하던 3루타가 9개로 늘었다. 상대투수로부터 얻어낸 볼넷은 75개로 같았다. 홈런이 줄고 득점이 줄긴 했지만 크게 나빠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투수쪽에서 긍정적인 지표가 나왔다. 지난해 21경기서 실점이 129점이었는데 올해는 98점으로 30점이나 줄었다. 평균자책점이 5.77에서 4.29로 향상됐다. 27개의 피홈런도 당연히 20개로 줄었다.
고무적인 것은 볼넷수다. 지난해엔 91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올해는 51개로 크게 줄었다. 목동에서는 장타를 의식해 피해가는 피칭을 했다면 스카이돔에선 자신있게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목동에선 주는 점수보다 더 많이 뽑는 야구를 했다면 고척에선 적게 점수를 뽑고 더 적게 점수를 줘서 이기는 야구를 해야한다"라고 한 말대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넥센은 지난해 21경기에서 10승11패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1승10패로 1승을 더 했다. 관중수도 23만201명이 입장해 지난해(14만4335명)보다 59%나 증가했다.
스카이돔으로의 이전이 넥센에겐 긍정적인 결과로 다가오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