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고오옹~ 심?"이라며 얼굴 근육을 요리조리 움직이는 배우 남궁민(38). 늘어질 대로 늘어진 낡은 운동복도 그렇고 공심(민아)이를 귀여워하며 장난을 치는 것도 여러모로 대중에게는 새롭게 다가온다. 수더분한, 인간적인,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코믹한 남자가 된 남궁민. 여심에 불 지피는 '로코킹'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모든 걸 갖춘 언니와 마음만 예쁜 동생, 그리고 그 두 자매 앞에 나타난 옥탑방 볼매남과 재벌가 댄디남까지. 네 남녀가 실타래처럼 얽혀 펼치는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이희명 극본, 백수찬 연출). 안단태로 돌아온 남궁민은 '미녀 공심이'에서 미운 오리 새끼 공심으로 변신한 민아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동안 수많은 베테랑 배우와 호흡을 맞춰온 남궁민. 그에도 '연기돌'과 호흡은 처음이라고. 민아의 상큼 발랄한 청정 매력에 한 번, 뜨거운 열정에 또 한 번 반했다는 남궁민은 이번만큼은 나무 아닌 숲을 보며 민아와 특급 케미를 선보이겠다 다짐했다.
"올해 데뷔 17년 차인데 '미녀 공심이'를 하면서 또 배우는 것 같아요. 특히 민아처럼 '연기돌'과 함께하니까 잠깐 잊고 있던 연기 열정이라든지 순수함 등을 다시 찾은 느낌이죠. 일단 전작들은 워낙 출중한 선배들이 많으셔서 저만 잘하면 됐거든요(웃음). 그분들 사이에서 많이 배우고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개인적인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공심이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까?'라는 생각 뿐이에요.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전처럼 악착같이 제 연기에 몰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죠. 이왕이면 공심이를 더 신경 써야 하고 공심이에게 시간을 더 줘야 하죠. 이번 작품은 남궁민이란 개인보다 남궁민과 민아의 케미스트리가 최대 목표에요. 하하."
'미녀 공심이'를 향한 남궁민의 목표치는 뚜렷했다. '남궁민 연기 잘하네' 보다는 '남궁민·민아 잘 어울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것. 자신과 민아의 호흡이 '미녀 공심이'의 흥행을 좌지우지 한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은 남궁민은 흔쾌히 양보하고 흔쾌히 받아줄 준비가 됐다. 이런 남궁민 덕분에 앞으로의 '미녀 공심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연인 데다 또래 배우 중 가장 선배이기도 하니까 아무래도 부담이 있죠. 스스로 과제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다행인 건 연기 경력이 많지는 않은 민아가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는 거예요. 저를 비롯한 선배들, 제작진 등의 조언을 모두 귀담아들으려는 자세가 정말 예뻐요. 또 굉장히 똑똑해요. 한번은 민아에게 '내가 네 나이 때 이렇게 연기 했으면 명배우 됐을 거야'라고 감탄한 적도 있어요. 하하.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고 겸손해요. 그리고 팬들도 알겠지만 굉장히 예쁘고 귀엽잖아요. 성격도 좋고요. 이런 여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남궁민은 공심 역의 민아 외에도 운명의 끈으로 연결된 석준수 역의 온주완과의 호흡도 자신했다. 위험에 빠진 석준수를 구출해준 인연으로 그와 '어쩌다 친구'가 된 안단태. 두 사람은 공심, 공미(서효림)와 얽히고설키며 쫄깃한 스토리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온주완의 선배로서 그 친구가 더 빛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더 빛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온주완뿐만 아니라 '미녀 공심이' 모든 배우가 숨겨진 매력을 마구 꺼냈으면 좋겠죠(웃음). 버릴 거 하나 없는 캐릭터였다는 평을 듣는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남궁민은 말했다. '미녀 공심이'는 경쟁 속에서 서로의 욕심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경쟁 속에서 서로의 호흡이 드러나야 한다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한류스타를 탄생시키는 것도 좋지만 '미녀 공심이'만큼은 어울림의 미학이 존재하는 착한 드라마, 좋은 드라마로 평가받고 싶다는 게 그의 진심이다.
"다른 작품보다 훨씬 더 많이 배우들과 만나고 제작진과 만나며 연습했어요. 그러면서 어색함도 줄이고 실수도 줄여나갔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으X으X 하고 있고 조금씩 들리는 호평에 기뻐하고 있어요. 제가 뒤에서 밀고 민아가 앞에서 당기면 좋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요? 하하."
<[출장토크③]로 이어집니다>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이새 스포츠조선 뉴미디어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