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지속적인 성적 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한화는 1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엔트리를 일부 조정했다. 마에스트리와 투수 정대훈 내야수 최윤석을 2군으로 보내고, 대신 투수 정재원과 내야수 오선진, 외야수 양성우를 1군에 올렸다.
엔트리 조정의 관건은 마에스트리였다. 마에스트리는 전날 대전 NC다이노스전 때 0-1로 뒤지던 5회초 2사 1, 2루에 구원 등판해 안타와 폭투로 선행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이어 6회에는 볼넷 2개를 내준 뒤 나성범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아 3점을 더 내주고 김용주로 교체됐다.
원래 마에스트리는 선발 요원으로 한화가 영입한 선수다. 그러나 4월에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2패에 평균자책점 5.48로 버티다가 5월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3경기(선발 2회)에 나와 총 5이닝 동안 14자책점을 내줘 평균자책점이 무려 25.20에 달했다.
결국 한화 구단으로서는 마에스트리를 이대로 계속 끌고갈 수 없게 됐다. 지난 5일부터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아 휴식 중인 김성근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광수 감독대행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마에스트리에 관해 "성적 부진 때문에 일단 2군에 내려보냈다. 구위도 문제지만, 워낙에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라 조금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대행은 "일단 마에스트리가 당장 2군에 합류하는 건 아니다. 대전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보낸 뒤 다음주 쯤에 2군에 합류해 경기에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화는 선발난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복귀했지만, 여전히 국내 선발진이 부실하다. 이런 상황에 마에스트리의 2군행은 가뜩이나 부실한 선발진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감독대행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국내 투수들로 그 자리를 메꿔야 한다. 성장 과정에 있는 장민재가 고정은 아니지만, 앞으로 또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마에스트리의 이탈로 인해 한화 불펜진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만은 확실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