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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가 아프다는 최태웅 감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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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골치가 아프네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0)은 연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였지만 이면에는 깊은 고민이 묻어났다. 최 감독은 "지금 선수들은 휴가중이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남아있지만 팀을 만들어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맞다. 다음 시즌 개막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마냥 여유있지도 않다. 해야 할 일이 산적해있다.

V리그 FA(자유계약) 시장이 열렸다. FA신분을 취득한 선수는 10일까지 원소속구단과 우선적으로 협상해야 한다. 10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11일부터 열흘간 타구단과 교섭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켜야 할 선수가 많다. 우선 지난 시즌 MVP(최우수선수)에 빛나는 주장 문성민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어 군 제대 후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신영석과 윤봉우 임동규도 FA자격을 얻었다. 리베로와 플레잉코치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친 여오현도 마찬가지다. 모두 다른 팀에서 군침을 흘릴 법한 자원들이다. 최 감독은 "FA취득 선수들이 꽤 있다. 다른 일들도 많지만 우선은 FA선수들을 지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걸림돌은 몸값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8연승 대기록을 세운 멤버들이다 보니 몸값이 오를 공산이 크다. 자칫하면 알짜 선수들을 내줘야 할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내 생각은 확고하다. FA선수들을 꼭 지켜낼 것"이라며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을 함께 했던 주축선수들과 다음 시즌을 같이 치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설령 지키지 못해 공백이 생긴다고 해도 다른 팀에서 FA선수를 데려올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아직 시간이 있으니 잘 조율해서 서로 양보하면 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도 최 감독의 골치를 아프게하는 요소다. 최 감독은 당초 트라이아웃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레프트를 찾을 생각인데 그 정도 가치를 하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을 정도. 지금도 그 생각이 변함없을까. 최 감독은 "트라이아웃도 FA협상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니 참 골치가 아프다"고 웃으며 "일단 지켜보고 있다. 영상으로 분석했을 때는 사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모습은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FA선수 지키기'와 '구미에 맞는 외국인선수 선발.' 최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두 가지 숙제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부상선수 관리도 있다. 현재 신영석은 오른무릎 부상과 족저근막염, 노재욱은 허리 부상으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회복에 3~4주 가량 걸릴 전망이다. 두 선수 모두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 최 감독은 "신영석 노재욱이 재활을 하고 있다. 문성민도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고민거리가 많은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 감독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