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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린드블럼-레일리, 연패만 끊은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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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6연패를 벗어나던 날, 승리의 주역 린드블럼은 "나의 승리보다 팀 6연패를 끊은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롯데는 지난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린드블럼의 7⅓이닝 5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앞세워 7대0의 완승을 거두고 6연패를 끊었다.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에이스의 무실점 피칭이 필요한 시점서 나왔다. 연패로 속앓이가 깊었던 조원우 감독은 "린드블럼이 1선발로 중요한 시기에 좋은 피칭을 했다. 다시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롯데는 다음 날인 7일 더욱 탄력을 받았다. 두산 선발 니퍼트를 상대로 리드를 잡은 뒤 경기 후반 최준석의 쐐기 투런포를 앞세워 5대0으로 또다시 완승을 따냈다. 이날 승리는 2선발 레일리의 어깨에서 나왔다. 6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펼친 레일리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인 두산을 상대로 어제 린드블럼에 이어 승리를 거둘 수 있어 기쁘다. 팀에게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롯데 원투 펀치에 이틀 연속 영봉패를 당한 두산은 올시즌 첫 3연패에 빠져 선두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두산은 2위 SK 와이번스에 1.5경기차로 쫓기게 됐고, 4위 넥센 히어로즈와 승차도 3.5경기에 불과하다.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시즌 초반 상위권 순위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롯데가 앞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원투 펀치의 건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원투 펀치가 강한 팀은 적어도 연패가 길어질 일은 없다.

린드블럼은 지난달 1일 넥센과의 개막전에서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이후 5경기에서 부진을 투구를 이어가며 승리없이 4패만을 당했다. 4월 1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2실점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서 모두 5점 이상을 내줬다. 제구력 난조에 위기관리능력도 크게 떨어졌다. "구위에는 문제가 없지만, 제구가 높게 형성돼 난타를 당한다"는 것이 롯데 벤치의 분석이었다.

결국 제구가 관건이라는 얘기였는데, 린드블럼은 이날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한층 나아진 제구력으로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사실 린드블럼은 직전 경기였던 4월 3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는 했다. 당시 3회까지 5실점했던 린드블럼은 이후 3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안정을 보였다. 기대했던 대로 린드블럼은 6일 뒤 최강 타선의 두산을 상대로 위력적인 공끝을 앞세워 이상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레일리는 린드블럼과 달리 시즌 시작부터 기복없이 꾸준히 6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승운은 별로 없었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전과 지난 1일 NC전에서 각각 퀄리티스타트를 올리고도 패전을 안았던 레일리는 이날 올시즌 두 번째 무실점 피칭을 펼치며 3승째를 따냈다. 레일리의 강점은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이다. 난타를 좀처럼 당하지 않는다. 여기에 지난해와 비교해 몸쪽 승부가 한층 정교해졌다. 이날도 과감하게 몸쪽을 공략하며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경기 후 조 감독은 "선발 역할을 지금까지 충실히 수행해준 레일리에게 고맙다"고 했다.

지난 시즌 린드블럼은 210이닝, 레일리는 179⅓이닝을 투구하며 각각 13승, 11승을 올렸다. 롯데 승수의 36.4%, 투구이닝의 30.4%를 원투 펀치가 책임졌다. 외국인 투수 의존도가 높은 팀을 꼽으라면 롯데가 대표적이다. 이번에 연패를 끊는 과정에서 원투 펀치의 건재를 확인한 롯데가 순위 싸움을 주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