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유 있는 인기다.
KBS2 주말극 '아이가다섯'이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1일 방송된 '아이가 다섯'은 26.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22.5%)보다 4.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시청률 30% 대를 돌파하던 시절에 비하면 다소 주춤한 듯한 모양새이지만 주말극 1위 자리는 여전히 굳건하다. MBC '가화만사성'은 16.3%, '옥중화'는 20%, SBS '그래, 그런거야'는 10.3%, '미세스캅2'는 1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아이가 다섯'의 인기 비결은 뭘까.
기존의 주말극과는 다른, 상큼 달콤한 로맨스가 극 전반을 이끌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제까지의 주말극은 비슷비슷했다. 기본적으로 가족극, 혹은 막장 드라마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드라마 주시청층인 30대 이상 중장년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아이가 다섯'은 이 노선을 과감하게 비틀었다. 불륜 소재까지 더한 정통적인 가족극 포맷에 말랑말랑한 커플 로맨스를 끼워넣어 차별화를 꾀했다. 이상태(안재욱)-안미정(소유진)의 재혼 로맨스, 이호태(심형탁)-모순영(심이영)의 찌질 로맨스, 장진주(임수향)-김태민(안우연)의 밀당 로맨스, 이연태(신혜선)-김상민(성훈)의 철벽 로맨스, 윤인철(권오중)-강소영(왕빛나)의 푼수 로맨스까지 총 다섯 커플의 개성넘치는 러브라인을 극의 중심으로 삼은 것.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시청자들은 달콤 살벌한 다섯 커플의 멜로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매회 방송이 될 때마다 '멜로 열매'를 백만개는 먹은 듯한 안재욱과 사춘기 소녀같은 소유진의 애정 행각이 화제를 모은다. 신혜선과 성훈 커플은 '연민커플'이란 애칭까지 얻었고 이들의 분량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족극에 멜로를 얹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신선함을 줄 수 있는지를 몸소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현실 공감형 이야기 전개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비결이다. '아이가 다섯'은 이혼 가정, 워킹맘, 청년 실업 시대 등 현시대의 사회 문제를 그려내고 있다. 시청자들이 실생활에서 절감하고 있는 문제들을 담아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연출 기법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사회적인 이슈들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표현하면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또 딱딱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끌지 않고 스피디 하게 풀어내 긴장감을 높이는 방식 역시 재미를 더했다는 의견이 많다.
배우들의 열연도 빛났다. '아이가 다섯'에는 소위 말하는 '구멍'이 없다. 안재욱은 여심 저격 멜로남으로 돌아왔고 소유진 역시 이혼의 상처에도 밝고 귀여운 안미정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했다. 권오중과 왕빛나는 철은 없지만 맑고 귀여운 푼수커플로 활약 중이다. 성훈은 귀여운 츤데레남으로서의 매력을 어필하고 신혜선은 철벽녀로서 순수한 면모를 드러낸다. 여기에 성병숙 김청 송옥숙 최정우 장용 박혜숙과 같은 중견 연기자들과 조현도 권수정 등 아역 배우들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모처럼 구멍 없는 드라마가 완성됐다. 각자 맡은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내는 배우들 덕분에 시청자들도 한층 가볍고 유쾌하게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아이가 다섯'은 이제 곧 반환점을 돈다. 과연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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