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원조 '로코킹' 안재욱이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습니다.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을 통해 싱글맘과 사랑에 빠지는 싱글대디 안상태 역을 맡아 사랑을 받고 있죠. 드라마는 평균 시청률 27%를 유지하며 8주 연속 주말 시청률 1위 기록 중, 그 뜨거운 인기의 중심엔 안재욱이 서 있습니다.
안재욱은 극 중 패션 마케팅 팀장 역을 맡아 다양한 수트패션을 선보이며, 특유의 중후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드러냅니다. 그의 수트 자태는 캐릭터에 신뢰감을 부여할 뿐 아니라,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그간 다양한 히트작들을 통해 보여준 유행 스타일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리게 하며, 원조 꽃미남의 존재감을 여전히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 날도 안상태 같은 멋스러운 블루 수트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의류 브랜드 마케팅팀장 역할이다 보니 갖춰진 스타일보단 라이트하고 편안하게 입었어요. 그리고 처갓집에서 산다는 한계점이 있으니 마냥 편하게만 입을 순 없었죠. 정돈되어있되 답답하지 않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안재욱은 대형 패션고사 문제지를 처음 보고는, 매우 놀란 듯 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품격있는 옷차림에 걸맞은 품격있는 자세로 패션고사를 풀어나갑니다. 그는 가끔 재밌는 문제가 보일 땐 "하하" 웃기도 했어요.
역대급 품격있는 패션고사장을 만들어준 안재욱, 과연 그의 패션점수는 몇 점일까요?
1번 문항, 동네 미용실을 뒤흔든 역대 안재욱의 헤어스타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안재욱은 그간 '별은 내 가슴에' '복수혈전' '빛과 그림자' 등 다양한 히트작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으며, 그가 보여준 헤어스타일은 전국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들었습니다. 이들 중 안재욱은 "'복수혈전' 헤어스타일은 자연스러우면서 너무 많이 꾸민 것 같지 않다. 팬들도 많이 좋아한다. 저 때 나이가 28세인가 그랬는데, 그 나이에 어울렸던 것 같다"고 이유를 밝힙니다. 그는 실제 헤어스타일에 따라 새로운 인물이 탄생하고 이미지가 많이 바뀌므로 작품에 들어갈 때 마다 스타일리스트와 꼼꼼하게 상의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안재욱이 꼽은 취향저격 여친룩은 무엇일까요. 안재욱은 '아이가 다섯'의 소유진을 선택했습니다. "소유진에게 옷 잘입다는 말 많이 했어요. 출산을 두 번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디스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는 소유진의 극중 패션에 대해 "근데 드라마에선 비현실적으로 너무 자주 갈아입으니까, '안대리 너 백 너무 많은 거 아냐' 하고 농담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장모님으로 등장하는 송옥숙의 패션에 대해서도 "장모님 역할 상 고급스러운 옷만으로 획일화되어있다"며 웃습니다.
OX 퀴즈의 시간. 안재욱은 '솔직히 내 수트발은 나도 인정한다'라는 명제에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키가 큰 편이 아닌데 팔이 좀 길어요. 독특한 체형이라 일반 기성복을 입으면 잘 맞지 않죠. 어깨가 좁은 단점이 수트를 입으면 커버가 되는 편이에요."
5번문항 '안재욱에게도 잊고 싶은 패션 흑역사가 있다'역시 O를 그렸습니다. 아니, 흑역사라뇨? 안재욱이 유행시켰던 패션 스타일들은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멋스러웠던 걸요. 안재욱은 이에 "드라마 '사랑해'에서 짧은 머리를 시도했는데 그 머리는 좀 별로였던 것 같다"고 답합니다.
안재욱은 6번 '사실 '로맨틱가이 이상태'를 완성하기 위해 극 중 패션에 엄청 신경 썼다'에는 당연히 동그라미를 그리네요. 실제 그는 "모든 작품, 콘서트 할 때 착용하는 소품까지도 신경 쓴다. 이건 매일 회의를 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하며 베테랑 연기자다운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7번 문항 '솔직히 내가 봐도 '이야 정말 잘생겼다' 싶은 날의 패션을 고르는 문제에 안재욱은 "같은 톤이지만 저는 뭔가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답하며 2번 블랙 수트를 골랐습니다. 평소 블랙 컬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막 입어요(웃음)"라고 대답한 안재욱, 그래도 요즘 옷장을 들여다 보면 조금 슬프다는데요.
"제 옷을 입을 시간이 없어요. 아침에 편안한 차림으로 샵에가고 또 촬영 현장에는 의상을 입고 새벽엔 또 급히 집에 가고… 봄이 지나가는데 작년에 정리했던 봄옷을 입을 일이 없네요. 이러다 여름 되겠어요."
안재욱은 본인의 신체 부위 중 가장 자신 있는 곳으로 눈으로 꼽았습니다. '로코킹'이자 베테랑 연기자다운 답변이기도 했는데요. 그는 "연기할 때 가장 유리하다. 내 눈이 특별하다는 게 아니라 눈빛이 시청자나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부위다. 밝음, 슬픔, 분노, 아쉬움 다 표현이 된다"고 사뭇 진지하게 말합니다. 이어 그는"실제로는 자꾸 시력이 안좋아진다. 노안이아 굉장히 침침하다"며 주위를 빵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안재욱은 뮤지컬, 드라마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또 한 아이의 아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물었죠. 딸 바보 아빠일 때, 꼭 지녀야 할 패션아이템은 무엇이냐고요. 안재욱은 커다란 기저귀 가방과 접이식 유모차라는 다소 상세하고 센스있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100일 전에는 외출을 거의 할 수가 없어서 상황을 보고 사자 싶었는데, 이제 외출이 늘어나다 보니 커다란 기저귀 가방을 탐색하고 있어요. 유모차는 요즘 너무 예쁜 게 많은데, 제가 같이 있을 땐 상관없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튼튼하고 가볍고 간편하게 접을 수 있는 게 편할 것 같아요."
안재욱은 물론 아내를 배려하는 것이겠지만 "편해야 엄마도 아기를 데리고 잘 다닐텐데, 안그럼 날 자꾸 찾는다. 자꾸 어디 같이 가자고 한다"며 치밀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 남자, 끝까지 섬세합니다. 마지막 질문인 안재욱이 생각하는 패셔니스타의 조건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하자 '본인의 몸 상태를 정확히 할 것''헤어스타일과의 궁합' '얼굴색(피부톤)'이라며 구체적으로 답했습니다.
"너무 예쁜 옷을 발견하면 그 옷을 어떻게든 입어야겠다고 몸부림치는 경우들을 많이 봤어요. 내 몸 상태에 우선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현재 몸에 어울리는 또 다른 옷을 입어야지, 옷에 사람을 맞추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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