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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길' 열리자 동시에 터지는 두 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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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과 김재환의 뜨거운 타격감이 두산 베어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두산은 28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김재환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4대1로 승리했다. 김재환은 1-1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에서 SK 박정배의 시속 134㎞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의 아치를 그렸다. 개인 1호, 시즌 1호, 통산 264호 끝내기 홈런. 이날 승리로 두산은 5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또 16승1무5패를 기록하며 4월 팀 월간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종전까지는 2000년 15승이 최다였다.

김재환은 22~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잇따라 손 맛을 봤다. 금요일 대타로 나와 만루 홈런, 다음날에는 3점 홈런이다. 그는 29일까지 30타석 밖에 서지 않았지만 홈런이 벌써 5개다. 9개의 안타 중 단타는 단 2개 뿐으로 장타율이 무려 0.867이다. 그는 "그동안 주목만 받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제 나이도, 가정도 있는 만큼 더 간절하고 치열하게 잘해보겠다"고 웃었다.

오재일의 활약도 이에 못지 않다. 최근에는 아예 4번 자리를 꿰찼다. 그는 19경기에서 0.431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며 이 부문 전체 2위다.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의 공백을 완전히 지웠다. 두산 관계자는 "트레이드(2012년 7월) 이후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우리가 손해 본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아니었다"며 "약점을 보완해 한 단계 올라섰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도 "겨우내 타격코치와 연습을 많이 했다. 타격에 대한 느낌이나 감각을 찾았을 것"이라며 "지금은 왼손 투수 공도 아주 때린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둘은 작년까지만 해도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했다. 1루수다. 구단은 2015시즌 외국인 타자로 3루수 잭 루츠를 선택했고 둘 중 하나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이 되는 '서바이벌 게임'을 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른다"는 주위의 격려에도 둘 모두 '붙박이'가 되지 못했다. 타석에서 조금씩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번갈아 2군행을 통보 받기도 했다. 결국 구단은 새 외국인 타자로 1루수 데이빈슨 로메로를 데려왔다. 둘의 이름이 1군 엔트리에 동시에 올라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캠프 때 김태형 감독의 제안으로 김재환이 좌익수로 변신, 경쟁 관계가 아니다. 지난 10일부터는 1군 엔트리에 2명의 이름 석자가 나란히 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 둘 모두 앞다퉈 장타를 폭발하며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공교롭게 2014년 12월7일 같은 날 웨딩마치를 울린 오재일과 김재환. 늘 가능성만 내비친 이들의 진짜 야구는 지금부터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