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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현장으로 다시 돌아온 차범근, 꿈을 위해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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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10개월여만의 복귀다.

18일 오후 2시 용산구에 위치한 남산 트윈시티에서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현판식이 진행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겸 U-20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강영중 대한체육회장,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안익수 U-20 대표팀 감독 등 총 35명의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14일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된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63)이다. 차 부위원장은 2010년 6월 K리그 수원 삼성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축구 현장에서 물러났다.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그는 더 이상 현장에 뜻이 없었다. 확고했다. 더 이상 현장에서 차 전 감독을 만나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마음을 바꿨다. 정 회장의 삼고초려가 있었다. 차 부위원장은 "그 동안 정 회장이 여러 차례 함께 일하자고 요청했다. 나도 나름대로 가졌던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계속 고사했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돌이켜보니 정 회장에게 받은 도움이 참 많았다. 과거 감독을 하던 시절과 차범근 축구교실을 운영하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운영할 수 있도록 정 회장이 많은 지원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해보니 내가 정 회장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고마운 마음이 있었고 부위원장직이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서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부위원장직을 수락했다는 차범근. 그의 구체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차 부위원장은 옅은 미소를 띄며 "내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면서도 "아마 상징적인 역할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요청이 있을 때 절대 마다하지 않겠다. 어떤 일이든 요청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부위원장의 현장 복귀. 감투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고 한다. 순전히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차 부위원장은 "직책, 감투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 현장 복귀 요청들을 고사해왔다. 그런데 38년 전 일본에 갔을 때 일본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것을 보고 '한국이 일본에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동안 한국 축구인들이 중요한 순간 실패하면서 많은 국민적 비판을 받는 것을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내가 선수로 독일서 10년 지내며 내린 답이 있었다. 바로 유소년 육성이었다. 차범근 축구상, 차범근 축구교실 운영도 그에 따른 결정"이라며 "U-20 조직위원회 역시 그 연장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위원장으로서 참 오랜만에 축구 현장에 발걸음을 내딛은 차범근. 그래도 아직까지는 감독이 더 익숙하다. 그러나 차 부위원장은 단호했다. 그는 "앞으로 감독 차범근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제는 축구계의 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차 부위원장은 "그 동안 협회 업무가 미비했던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많은 노하우가 쌓이면서 해외 업무 경험도 축적됐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거름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안익수호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차 부위원장은 "큰 대회를 홈에서 여는 것은 큰 장점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안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국 대회를 통해 세계 축구를 이끌 스타들이 배출 될 것이다. 이는 한국 유소년들에게 굉장한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며 "이런 가치들을 누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성적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을 이상의 성과를 올리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