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일본과 에콰도르에서 연이어 강진이 발생, 사흘간 양국에서 최소 275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58분(현지시간) 에콰도르 무이스네에서 남동쪽으로 27㎞, 수도 키토에서 북서쪽으로 170㎞ 떨어진 태평양 해안지점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19.2㎞로 관측됐다.
이 지진으로 최소 77명이 숨지고 588명이 다친 것으로 첫날 집계됐으나, 17일 오전 구조작업이 본격화한 이후 사망자가 233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1979년 이후 에콰도르에서는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에콰도르는 피해가 큰 과야스, 마나비, 산토도밍고, 로스리오스, 에스메랄다스, 갈라파고스 등 6개주에 대해 긴급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피해는 에콰도르 과야킬과 중서부 만타, 포르토비에호 등지에 집중됐다.
지진으로 건물과 도로, 공항 관제탑이 무너졌다는 보고가 잇따랐고 통신 장애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는가 하면 전기가 끊기는 곳도 속출했다. 에콰도르 지진연구소에 따르면 강진 후 135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날이 밝자마자 군 병력 1만여 명과 경찰, 중장비 등을 동원해 구조에 착수했지만, 지진으로 끊긴 도로가 많고 산사태가 많이 발생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같은 환태평양 조산대의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도 연쇄 강진이 발생했다.
14일 오후 9시 26분 구마모토 현에서 규모 6.5 지진이 발생한 후 다음 날까지 사망자 9명이 확인됐다. 16일 오전 1시 25분 규모 7.3의 강진이 재차 발생해 사망자가 급증했다. 현지 당국은 현재까지 사망자 수를 42명으로 집계했다.
AP통신은 당국이 두 차례 강진에 따른 실종자를 11명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도 1천명 이상이어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교도통신은 이번 지진으로 대피소 등에 머무는 이재민이 모두 18만3천882명이라고 보도했다. 규모 6.5 지진 발생 후 16일 오후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287차례, 진도 4 이상의 지진이 62차례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졌다.
여진 횟수는 총 470회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에서 약 40만 가구에 수도공급이 차단됐고 10만 가구가 정전, 가스공급 차단을 겪고 있다.
산사태와 지반 변형 등도 많아 국도 57호선 등 도로가 차단됐고 열차 탈선 등으로 철도 교통도 마비됐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 북미와 남미 해안지역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로 '불의 고리'로 불린다.
이 지역은 판으로 이뤄진 땅덩어리들이 부딪치는 곳으로 지진·화산활동이 잦다고 지질학자들은 보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