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윤규진이 성공적으로 컴백 테스트를 마쳤다. 그 덕분에 구멍난 한화 선발진에 새 활력소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윤규진은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홈경기 때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삼진 1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아냈다. 0-6으로 뒤진 7회초 등판해 LG 5번 히메네스-6번 서상우-7번 정성훈을 차례로 상대해 3루 땅볼과 삼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최고구속은 142㎞까지 나왔고, 투구수는 12개였다.
경기에 드러난 성적 자체로도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데, 당장 지금보다는 앞으로의 역할에 더욱 주목이 된다. '선발진 붕괴' 현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에 새로운 선발 자원이 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심사다.
기본적으로 윤규진은 지금 정상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 지난해 10월에 오른쪽 어깨쪽의 웃자란 뼈를 정리하는 수술에서 성공적으로 재활한 것. 어깨 관련 수술 중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회복 여부는 중요했다. 다행스럽게도 재활이 계획대로 진행됐고, 정상적으로 투구 연습 과정을 치러내며 정규시즌 컴백이 가시화됐다. 윤규진은 올해 정규시즌 들어 이미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5⅓이닝)에 나와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하며 1차 컴백 테스트를 했다. 이어 1군 엔트리에 들어온 뒤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선발로 나왔다.
이때 공 2개를 던져 1아웃을 잡은 시점에 쏟아진 폭우로 결국 경기가 취소되면서 윤규진은 선발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7일 경기에 나와 1이닝을 무사히 마쳤다. 16일에 던진 2개의 공 중에서 직구는 구속이 145㎞로 측정됐다.
여기까지의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일단 윤규진의 현재 몸상태는 완전히 정상컨디션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직구 구속이 3~4㎞ 정도 덜 나오고 있는데, 이는 등판 횟수가 늘어나고 기온이 높아지면 회복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관건은 '선발 전환'이다. 윤규진의 선발 전환 카드는 이미 지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성근 감독이 꺼냈던 이야기다. 두 가지 배경이 있다. 하나는 FA 정우람이 합류하면서 불펜 자원이 많아진 점. 이른바 교통 정리가 필요했고, 그 일환으로 불펜 투수의 선발 전환을 구상했다. 송창식이나 윤규진이 대상이었다. 두 번째는 윤규진의 부상과 수술 전력 때문이다. 그래서 수시로 대기하고 몸을 풀어야 하는데다 연투도 필요한 불펜으로는 적합치 않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5일 간격으로 명확하게 휴식-등판 일정이 정해진 선발을 하는게 윤규진에게 더 나을 수도 있다.
비록 우천으로 잠시 방해를 받았지만, '윤규진 선발 카드'는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중에 한화 선발 예고 명단에 윤규진의 이름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