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우승하면 외야 펜스 문이 열리며 이병규 선배님(9번)이 말을 타고 그라운드로 달려나올 겁니다."
2015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실시된 미디어데이. 당시 두산 베어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 어떤 세리머니를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옆에 있는 유희관의 웃통을 벗기겠다"고 했다. 그 때는 장난스럽게 말한 공약이었지만 두산은 실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유희관은 엄청난(?) 몸매를 만천 하에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렇다면 2016 시즌을 앞두고 28일 서울 블루스퀘어삼성카드홀에서 열린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 대표 선수들은 어떤 우승 공약을 내세웠을까.
LG 트윈스의 우승 공약이 가장 '쇼킹'했다. LG 캡틴 류제국은 "만약 우리 팀이 우승한다면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외야 펜스 문이 열리며 이병규 선배님이 말을 타고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의 별명은 '적토마'. 이병규가 말을 타고 넓은 그라운드를 달리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 공약은 류제국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것일까. 아니었다. 박용택은 "내가 부연 설명을 하겠다. 이 공약은 몇년 전부터 얘기해왔던 것이다. 실제 프런트에서 이 약속을 꼭 지켜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넥센 히어로즈 주장 서건창도 색다른 공약을 내세웠다. 서건창은 "우리 홈구장 고척돔이 최초 돔구장이지 않느냐. 안전을 전제로 내가 돔구장에서 번지점프를 뛰겠다"고 했다.
지난해 유희관 파동의 여파로, 누드 공약을 내세운 팀들도 많았다.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은 "유희관 형 몸매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우리 팀에 거구가 1명 있다"고 말했다. 목표 대상은 최준석(체중 130㎏)이다.
kt 위즈 박경수는 "우리는 현실적으로 우승 말고 5강만 확정해도, 내가 이대형의 웃통을 벗기고 마운드에 허수아비처럼 묶어놓겠다"고 했다. 내성적인 이대형의 성격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한살 동생인 주장 박경수의 배려심 있는 공약이었다.
한편 한화 이글스 안영명은 "우리팀 투수력이 약해서 그런지 김성근 감독님께서 우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투수조만 따로 헹가래를 해드릴 생각이다. 참고로 감독님이 우리 체력을 키워주셨으니, 그만큼 힘들 때까지 헹가래를 해드리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