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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승 목전' 박태종, 뜨거워지는 응원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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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박태종(51)은 '경마대통령'으로 통한다.

한국 경마 최초 1500승 달성, 1만 기승 등 영광의 탑을 홀로 쌓아 올렸다. 그가 걷은 길이 곧 한국 경마의 역사였다. 51세의 적잖은 나이에도 경주로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펼치고 있는 박태종은 이제 전인미답의 고지인 2000승까지 단 12승 만을 남겨두고 있다.

▶후배들 응원 릴레이, 팬들도 동참

박태종이 기수로 입문한 것은 1987년이다. 꼬박 30년 세월을 경주로에서 보냈다. 코리안더비, 그랑프리 등 대상경주 우승 경력만 39회에 달한다. 5차례 연도 최우수 기수에 선정된 데 이어 1999년에는 모든 기수의 꿈이자 기수 최고의 영예로 통하는 '영예의 전당'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쉽게 이룬 성과는 아니다. 51세의 나이라면 다른 종목에선 지도자의 길을 걷고도 남을 시기다. 때문에 신체 뿐만 아니라 심적 부담도 상당하다. 자신의 몸무게보다 10배가 넘는 거친 경주마에 올라 2300m 거리를 2분 내에 주파하기란 보통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77승을 기록하며 간판 기수 다운 활약을 펼쳤으나 올해는 1월 우승 8회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2000승을 앞두고 외부 접촉을 끊고 훈련에 매진 중이다.

후배들이 선배 응원에 나섰다. 문세영 김동수 이 혁과 외국인 기수 다카하시는 최근 박태종의 2000승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제작했다. 문세영은 "2000승이라는 꿈의 승수에 도전하고 있는 박태종 선배가 빨리 고지를 정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를 포함한 후보 기수들 모두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카하시는 "일본에도 2000승을 달성한 기수들이 있는데 박태종을 보면 대기수의 풍모가 느껴진다. 나도 그런 점을 닮고 싶다"고 선전을 기원했다.

팬들도 응원 릴레이에 동참했다. 박태종의 팬이라고 밝힌 이 모씨는 "2000승을 앞두고 있는 박태종이 오랫동안 기수 생활을 해줬으면 한다"며 "우리도 변치 않고 응원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마사회, 박태종 2000승 기원 이벤트 진행

한국 마사회도 박태종 응원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마사회는 경기도 과천의 렛츠런파크서울 관람대 2층 외벽과 중문 사이에 박태종의 2000승을 기원하는 대형 현수막과 응원 메시지 게시판을 신설했다. 노란 쪽지에 응원 메시지를 적어 벽에 부착하는 이벤트에는 수많은 팬들이 참여해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개중엔 박태종의 얼굴을 정성스레 그려 붙인 팬도 있다.

마사회는 후배 기수와 조교사, 경마팬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바탕으로 21일부터 온라인 이벤트에 나섰다. 영상을 시청한 뒤 마사회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응원 메시지를 남긴 팬들에게 경품을 제공하기로 한 것. 시작 3일 만에 1000여명의 팬들이 모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네이버 아이디 'ssa*****'는 "박태종의 2000승 달성을 힘차게 응원한다. 박태종의 30년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기쁜 소식이 들려오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응원을 보냈으며, 아이디 'kkw****'는 "이제 2000승이라고 읽고 3000승을 향해 대기하는 것이라 쓸 수 있었으면 한다"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참여자 중에는 박태종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디 'chu***'는 "육아에만 전념하며 살다보니 꿈을 점점 잃어가며 사는 게 아닌가 부쩍 회의감이 들었는데, 영상을 보고 많이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으며, 아이디 'neo*****'는 "51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위대한 기록을 달성할 때 까지 함께 응원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박태종의 2000승 달성을 염원하는 온라인 영상 이벤트는 이달 31일까지 계속된다. 경품 당첨자 발표는 4월 5일이며, 렛츠런파크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letsrunpark)과 블로그(blog.naver.com/letsrun2014)에서 확인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