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이 두 시즌 연속 V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OK저축은행은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0, 25-15, 19-25, 25-23)으로 승리를 거뒀다.
적지인 천안에서 2연승을 거둔 OK저축은행은 22일 안방에서 열린 3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했지만 4차전을 잡아내면서 2014~2015시즌에 이어 V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이날 양팀 감독들은 배수의 진을 쳤다. 결전을 앞두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3차전에서 송명근에게 초점을 맞춘 작전이 성공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작전"이라고 밝혔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오늘 지면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라도 악착같이 해보겠다. 오늘 승부를 다 걸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1세트는 김 감독의 더블 리베로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김 감독은 상대 서브 시마다 주전 리베로 정성현 대신 백업 리베로 조국기를 투입, 서브 리시브의 안정감을 형성했다. 특히 송명근과 시몬의 강서브가 통했다. 상대 리시브 라인이 흔들자 자연스럽게 현대캐피탈의 공격 성공률도 떨어졌다. OK저축은행은 추격도 허용했다. OK저축은행이 세트 포인트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의 반격으로 한 때 7점까지 벌어졌던 점수차가 4점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송희채의 스파이크로 1세트를 마무리지었다. 송명근과 시몬에게 잔뜩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허를 찌른 세터 곽명우의 꾀였다.
OK저축은행의 상승세는 2세트 초반에도 계속됐다. 송명근의 강서브가 세 차례나 상대 서브 리시브를 흔들었다. 집중력 면에서도 OK저축은행이 앞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주포 문성민과 오레올의 공격이 터지지 않으면서 계속 끌려가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세터 노재욱의 토스가 너무 거칠었다. OK저축은행은 틈새를 놓치지 않았다. 7-2로 앞선 상황에선 시몬의 연속 블로킹 득점으로 점수차를 더 벌렸다. 한 마디로 이날 OK저축은행은 되는 날이었고 현대캐피탈은 뭘해도 안되는 날이었다. 2세트도 OK저축은행의 몫이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도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3세트부터 문성민과 오레올의 강서브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OK저축은행은 범실이 늘어갔다. 기세가 꺾이자 현대캐피탈은 파상공세로 몰아쳤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4세트를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15-19인 상황에서 시몬을 전병선으로 교체했다. OK저축은행은 3세트에서 범실 13개로 무너졌다.
대반격의 불씨를 살린 현대캐피탈은 4세트에서 강한 집중력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켜나갔다. 서브 범실이 많아진 OK저축은행보다 범실을 줄이는데 애를 썼다. 그러나 10-9로 앞선 상황에선 현대캐피탈의 연속 범실이 발생했다. 결국 OK저축은행이 리드를 잡았다. OK저축은행은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시몬과 송명근의 공격이 2점차 리드를 지키는 힘이었다. 결국 24-23으로 앞선 상황에서 시몬의 일격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