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마이 라띠마'를 연출하며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했던 유지태와 '탕웨이의 남자'로 유명한 김태용 감독까지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문제에 뛰어들었다.
유지태와 김태용 감독을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감독 146명은 24일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영화제의 독립과 자율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제 몇 편의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 말고는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 각자 세대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종교나 정치적인 입장도 서로 많이 다르다"면서도 "우리에게는 서로의 다름보다 더 큰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는 든든한 울타리였다. 영화제를 통해 기쁘게 관객을 만날 수 있었고, 과분한 환대를 받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전 세계 다양한 관점의 영화들을 만나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분들의 새로운 시선을 배우며, 각자 마음의 크기를 키웠다. 그 경험은 영화인으로서의 성장 뿐 아니라 '다름'을 껴안을 수 있는 인간으로 성숙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며 "부산영화제가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성장해 나간 것은 영화제 자체의 규모의 성장만이 아니라 그곳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시민들의 내적 성장을 동반한 것이다. 우리는 그안에서 함께 성장해 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만의 성장이 아니라 세계 영화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도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바탕에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인 토대 위에서 20년에 걸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가지고 지켜온 부산국제영화제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문화는 '다름'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과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는 원칙 안에서만 꽃 피울 수 있다"며 "우리들은 그 시선과 원칙이 국가의 품격이며, 동시대는 물론 다른 세대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부산에서는 어떤 품격도 예의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화예술지원의 숭고한 전제이며 전 세계가 공유하는 보편적 이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울타리는 오히려 더 넓어져야 한다. 결단코 더 깊어져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문화가 우리 세대만의 소유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는 온 힘을 모아 부산시에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어떠한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도 굴복할 수는 없다.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열정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켜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표에는 '더 테러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소수의견'의 김성제 감독,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김조광수 감독, '거인'의 김태용 감독, '파주'의 박찬옥 감독, '화차'의 변영주 감독, '카트'의 부지영 감독, '마돈나'의 신수원 감독,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족구왕'의 우문기 감독,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 '경주'의 장률 감독, '소셜포비아'의 홍석재 감독 등 유명 감독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