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입증한 클래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여전했다.
오승환은 1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세인트루이스의 시범경기 6회 중간계투로 등판했다. 3타자를 맞아 무안타 무실점 퍼펙트 피칭이었다. 시범 경기 첫 삼진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삼진을 당한 선수는 미네소타 박병호였다.
오승환은 팀이 1-2로 뒤진 6회 등판했다. 매우 까다로웠다. 클린업 트리오를 맞이했다.
3번 트레버 플루프에게 1구째 깨끗한 바깥쪽 스트라이크. 강력한 패스트볼이었다. 2구 바운드 볼을 기록한 오승환은 3, 4구 연거푸 볼을 기록했다. 3B 1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 그리고 6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던지자 플루프는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공의 위력에 배트의 힘이 이기지 못했다. 힘없는 2루수 내야 플라이. 오승환의 위력적인 구위를 확인할 수 있었던 타석이었다.
4번 케니스 바르가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1, 2구 볼을 던진 오승환은 3구째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졌다. 당연, 바르가스의 배트가 돌아갔지만, 역시 유격수 앞 힘없는 플라이.
그리고 5번 타자 박병호가 타석에 섰다. 오승환은 웃었다. 친숙하면서도 어색한 복합적인 미소였다.
하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1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을 뿌렸다. 그리고 2, 3구 볼. 박병호는 3, 4번 타자들과 달리 매우 인내심이 있었다. 그리고 4구째 가운데 체인지업 헛스윙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정확히 노렸지만, 오승환의 선택이 좋았다. 패스트볼 궤적으로 흐르다가 가운데 밑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었다. 예상하기 쉽지 않은 공이었다.
볼 카운트가 몰린 박병호. 오승환은 바깥쪽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박병호는 바깥쪽 패스트볼 타이밍으로 배트를 휘둘렀고 헛스윙. 결국 삼진을 당했다. 반가웠지만, 양보는 없었던 맞대결.
오승환은 이날 퍼펙트 투구로 세인트루이스 계투진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매우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조화가 돋보인 1이닝이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