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에게 충격적인 불계승을 거둔 '알파고' 측이 승리의 환호를 내뿜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9일 이세돌vs알파고 1국이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자 자신의 SNS에 "알파고가 이겼다! 우린 달에 착륙했다. 우리 팀이 무척 자랑스럽다. 이세돌에게도 존경심을 표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하사비스는 "무척 긴장된다. 이세돌은 창의적인 공격 기술로 유명한 선수"라며 이세돌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1국에서 이세돌은 경기 초반부터 알파고에게 리드를 허용했고, 중반 한때 만회하는 듯 했지만 치명적인 우변 침투(백 102)를 허용한 끝에 약 3시간 30분, 186수만에 돌을 던졌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바둑인들을 놀라게 한 충격적인 완패였다.
사실상 150수 전후에서 마무리된 바둑이었다. 160수 즈음 해설자들의 계가 결과 덤(7.5집)만큼의 차이가 나는 반면 승부였다. '미세한 형국'이라며 알파고의 실수를 지적하던 바둑해설자들이 계가를 마친 순간 깜짝 놀랄 만큼 큰 차이가 났다. 프로 레벨에선 돌을 던져도 할말 없는 상황이었다.
이세돌은 필사적으로 알파고의 약점을 찾았지만, 알파고는 예상대로 끝내기로 갈수록 강했다. 결국 이세돌은 허탈한 웃음과 함께 항복을 선언했다.
이세돌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너무 놀랐다"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세돌은 "사실 진다고 생각을 안했는데 이렇게 되서 놀랐다. 오늘 바둑 쪽으로 이야기하면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나"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이세돌은 "물론 초반에 나쁠 때도 질줄 몰랐다. (알파고가)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줄 몰랐다"라며 "저한테 바둑적인 존경을 표한다 이렇게 표현하던데, 이렇게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두 분, 그리고 다른 프로그래머들께 깊은 존경심을 전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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