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의미가 없는 경기입니다."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해도 KBO(한국야구위원회) 공식일정에 따른 시범경기. 새얼굴,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엿보면서, 주전 선수들은 실전감각을 조율하는 무대다. 그런데 김용희 SK 와이번스 감독은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오늘은 주전급 선수가 빠진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박정권을 빼고 모두 비주전 선수가 출전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베테랑, 주전급 선수가 나서지 않는 KIA전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SK 선발 투수는 왼손 에이스 김광현. 김 감독은 "김광현이 예정대로 2이닝을 소화하겠지만, 베스트로 던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팀의 다른 투수도 그렇고, 상대팀 투수도 비슷할 것이다"고 했다.
쌀쌀한 날씨가 시범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10일 광주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은 섭씨 영하 1도를 기록했고, 낮 최고 기온이 4~5도로 예보됐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의 탁 트인 외야수쪽에서 찬바람이 불어 체감 온도는 더 낮았다. 덕아웃에 비치된 난로 2개로 한기를 몰아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김 감독은 "결정(경기 개시 여부))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취소를 바라는 눈치였다.
김 감독은 "이런 추운 날씨에는 부상 위험이 크다. 지난 1월부터 열심히 준비를 해왔는데, 시범경기에서 선수가 다치면 타격이 너무 크다"고 했다. 경기 전에 만난 김시진 KBO 경기위원은 "어제 대전은 더 추운데도 경기를 했다. 오늘 날씨예보를 보니 영상 5도로 나와 있다. 그 정도면 경기를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래저래 추위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프로야구다. 올해 8개팀이 일본 오키나와와 규슈에서 2차 전지훈련을 진행했는데, 쌀쌀한 날씨로 어려움이 많았다.
한편, 이날 수원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넥센 히어로즈-kt 위즈전은 한파로 취소됐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3월 10일 개최 예정이었던 부산과 대전, 마산, 포항경기, 3월 11일 목동경기가 한파로 취소된 적이 있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