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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서울 아닌 우리도 있다, 미리보는 개막전과 선수들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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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아이러니컬한 스포츠다. 강팀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100%의 보장이 되지 않는 종목이다.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약팀의 반란은 리그를 더 치열하게, 재미있게, 팬들을 흥분하게 하는 요소다.

반란을 꿈꾸는 팀들이 7일 K리그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에 등장했다. 가장 주목받은 팀은 수원FC였다. 13일 전남과 역사적인 클래식 개막전을 치르는 조덕제 감독(51)은 "클래식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보이겠다. 누가 되지 않겠다. 수원FC가 멋있는 팀이라는 것을 팬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덕제 감독의 축구 색깔은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이다. 그러나 조덕제 감독은 다소 몸을 낮췄다. "스타일은 막공이지만 전북에 7골을 먹은 아픈 기억이 있다. 누울 자리를 봐 가며 발을 뻗으라고 했다. 가려야할 때 가려야 한다"고 웃었다.

격년제로 클래식을 맛보고 있는 상주도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주축선수들이 제대하는 9월 전까지 돌풍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진호 감독(43)은 "올 시즌 클래식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겠다"고 다짐했다. 13일 울산과 시즌 첫 문을 열 조 감독은 비장의 카드로 울산 출신 공격수 조영철을 꼽았다. 조 감독은 "신병 조영철의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조영철을 투입해서 울산을 잡겠다"며 했다.

광주는 강등 1순위로 꼽힌 현실을 직시했다. 남기일 감독(42)은 "전문가들이 강등을 예상했다. 어쩔 수 없다. 스스로도 인정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내년 시즌 강등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결과를 내겠다"며 말했다.

이변을 연출하겠다는 감독만큼이나 선수들의 의지도 불타올랐다. 먼저 'K리그 대표 꽃미남' 임상협(28)이 나섰다. "상주 선수들의 휴가-외박을 잘라주고 싶다"던 '예비역' 이정협(울산)의 선전포고에 맞불을 놓았다. 임상협은 "(이)정협이는 상주에서 큰 선수다. 휴가-외박은 부대장님이 주시는 거다. 우리가 (울산을) 이겨서 따내면 되는거다." 군인다운 패기가 넘쳐 흘렀다.

올시즌 서울에서 광주로 둥지를 옮긴 정조국(32)은 "아내가 군대에 가 장모님과 처제가 아들 태하를 돌봐준다"며 농을 던진 뒤 "남기일 감독께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신다. 훈련하는데 기분좋은 원동력이 된다. 광주만의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최고의 입담을 과시한 선수는 인천의 미드필더 김도혁(24)이었다. 이날 김도혁은 외모와 옷 자랑으로 블록버스터급 웃음을 선사했다. 김도혁은 "멋진 양복을 차려입었는데 미디어데이가 유니폼을 입고 진행돼 당황스럽다"며 운을 뗐다. 이어 "선수들끼리 김도훈 감독님이 너무 멋있어서 부담감이 있다. 인천을 대표해서 미디어데이에 참석하는데 그냥 올 수 없어서 인천 명인이 하는 정장점을 찾아가 맞춰 입고 왔다"며 웃었다. 특히 12명의 클래식 대표 선수 중 자신의 외모 순위를 2위로 얘기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선수들 옆 스크린에는 김도혁의 능력 중 외모 능력이 0점으로 평가된 그래프가 연출돼 더 재미가 더해졌다. 김도혁은 "이자리에 나온 선수들 중 (임)상협이 형을 빼놓고 내가 제일 잘 생겼다"며 뻔뻔함을 드러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