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를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만족도를 꼼꼼히 따져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가치 소비족'이 신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치소비족은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느끼는 만족감이 큰 제품에는 돈을 아낌없이 쓰는 유형과 많은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물건은 가성비 위주로 구매하는 유형이다.
국내 기업들은 가치 소비족의 지갑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비용 대비 만족도 높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업계의 행보가 눈에 띈다.
▶날 위한 투자는 아낌없이 '스타벅스리저브'
이미 레드오션 시장이 되어버린 커피 시장은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가치소비족'의 관심을 끌고 있다. 커피의 맛이 확실히 뛰어나면 소비자가 그 가치에 기꺼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리저브'는 전세계 커피 원산지 중 극소수 농장에서만 재배되는 세계 최고 품질의 원두만을 선별해 선보인다. 톨사이즈(355㎖) 커피 한잔에 1만 2000원으로 일반 커피전문점 대비 약 3배 가량 비싸다. 하지만 차별화된 커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2014년 3월 국내 출시 이후 현재까지 50만잔을 돌파했다.
엔제리너스는 고급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매장을 선보이며 고객 맞춤형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감별사(큐그레이더)가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에 맞춰 커피를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에 희소성를 더해 가치 높여
가치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던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이 온라인과 아울렛 등으로 이탈하는 추세가 강해진 결과다. 이에 프리미엄 아울렛 업계도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변신을 하고 있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지난해 2월 매장 면적을 대폭 확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성향을 반영해 입점 브랜드 구성을 다각화했다. 국내 아울렛 중 유일하게 발렌시아가, 몽클레르 등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것은 물론 국내에서 쉽게 구매하기 힘든 해외 유명 제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편집샵도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국내 최초로 입점한 샌프란시스코마켓과 쿤은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매장 확장 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처음 연간 방문자 수가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어디에서도 구매할 수 없다는 희소성을 강조함으로써 가치 소비족의 구매를 이끌어낸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성비 '갑(甲)' 제품들 모인 전시회에 가치 소비족 뜬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제품의 가성비를 앞세워 가치 소비족의 지갑을 열고 있다. 세텍에서 3월 17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세텍메가쇼 2016 시즌1은 가성비를 앞세운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비재 박람회로 주목 받고 있다.
세텍메가쇼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아닌 가성비 중심의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기청정기 기업 에이비타, 독일 명품가위를 판매하는 파울 등 다양한 산업군의가성비 높은 제품들이 대거 선보여진다. 메가쇼는리빙, 라이프스타일, 푸드, 뷰티·헬스, 스포츠용품 등 6개 카테고리 내 400여 부스 규모로 운영된다.
또한 250여개 기업이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가치 소비족이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첫해인 2013년 방문객 4만명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6만명을 돌파했다. 세텍메가쇼 2016 시즌1은 가치 소비족들의 관심을 통해 6만명 이상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