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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팀도 팬도 심판도 워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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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가 8일 개막한다. 실전이지만 페넌트레이스와는 분명 다른 시범경기. 지난 시즌 새로 영입한 전력에 대한 실전 테스트, 겨우내 스프링캠프 등을 통한 업그레이드 체크, 새로운 전술, 전략 등을 시험하는 자리다. 팬들은 겨우내 목말랐던 야구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다. 기존 멤버를 보는 반가움 뿐만 아니라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을 예상할 수 있다. 심판진이나 KBO(한국야구위원회)도 뒷짐만 지진 않는다. 새로운 규정이나 커미셔너 사무국과 규칙위원회에게 강조하는 사항들을 실전에 투영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린다.

시범경기에서 우승한다고 해서 전력이 그만큼 강하다고 여기는 이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지고 기분좋을 리도 만무하다. 요점은 원하는 방향을 정해 테스트를 하고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는 것이다.

시범경기는 선수 기량점검 차원이어서 엔트리 제한이 없다. 등록선수와 육성선수 모두 출전이 가능하다. 역대로 1992년 롯데, 1993년 해태,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 등 5차례 시범경기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연관성이 희박하다. 지난해 시범경기 우승팀은 넥센이었으나 정규시즌은 4위였다. 삼성은 시범경기 8위였지만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감독들의 시범경기 역점 체크 사안 중 하나는 마운드다. 타자의 경우 파워나 컨택트 능력을 시험할 수 있지만 방망이는 어차피 업다운, 사이클이 있다. 투수는 스피드와 구종, 제구 등을 눈여겨 볼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 활약여부와 상대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구속이 2~3㎞만 올라가도 피칭색깔은 변한다. 실전에서 새로운 구종을 시험하기도 한다. 짧게 끊어던지게 하며 더 많은 투수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수들은 주전과 비주전이 시범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주전은 본인들의 컨디션 조절 스케줄에 맞게 몸을 만들고 경기에 임한다. 시범경기에서 다소 부진하다고 해서 지난해 확실한 성적을 거둔 멤버가 주전에서 밀려나는 일은 없다. 비주전은 절박하다.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얘기는 배부른 소리다. 어떻게든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야 함은 물론이다. 강하게 어필하는 선수들 가운데서도 일부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의욕이 넘쳐 부상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절제시키는 것도 벤치 몫이다.

올해 심판 위원들에게는 큰 숙제가 주어져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홈충돌 방지규정. 포수는 볼을 잡지 않은 상황에서는 홈 플레이트를 비워야 하고, 3루 주자는 득점을 위해 고의로 포수와 충돌해서는 안된다. 포수와 주자들은 홈에서 악착같이 싸워야한다고 배워왔다. 미리 자리를 잡고 블로킹을 잘하는 포수, 충돌을 감수하고라도 득점을 올리는 주자가 칭찬받았지만 이젠 잘못하면 역적이 된다. 득점이 아웃으로, 아웃이 득점이 될 수 있다. 홈에서의 180도 다른 판정은 승패를 바꿀 수 있다. 심판 위원들도 고충이 있다. 선수와 벤치, 심판진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적용 범위를 놓고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범경기는 그 어느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