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BO리그에선 팀 스프링캠프 시작 일정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일고 있다.
최근 국내 프로야구팀들은 1월 중순부터 팀 훈련을 시작했다. 대개 1차는 미국에서 캠프를 차렸고, 2월 일본 오키나와 또는 가고시마 등에서 2차 캠프를 차려 실전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최근 선수들 쪽에서 이 훈련 시작 일정을 늦추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목소리의 골자는 선수와 구단간 계약서로 대로 2월 1일부터 훈련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대개 선수와 구단 계약 기간은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
KBO는 2016시즌 개막에 앞서 프로야구선수협회와 이 사안을 비롯한 몇 가지 논쟁 거리를 두고 미팅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들이 2월 1일 팀 훈련 시작에 찬성할 경우 기존의 스프링캠프와는 좀 다른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해온 것 처럼 '1차=미국, 2차=일본' 공식은 힘들다는 것이다. A구단 관계자는 "2월 한 달 훈련하고 3월 시범경기를 하려면 미국으로 1차 캠프를 차리는 게 큰 효과가 없을 것 같다. 시차적응하는데만 1주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구단에선 미국에서 캠프를 차리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해 대만 또는 중국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수협의 주장 대로 2월부터 팀 훈련을 시작할 경우 '비활동기간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동안 선수협은 비활동기간 내 팀 훈련 금지를 두고 강한 목소리를 내왔다.
고액연봉 선수들은 겨우내 얼마든지 따뜻한 곳을 찾아서 좋은 여건에서 개인훈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연봉 1억원 미만의 다수의 선수들은 수천만이 깨지는 해외 개인 훈련이 부담스럽다. 따라서 이들은 추운 국내에서 제대로 된 개인훈련을 하기 어렵다.
선수협은 그동안 저 연봉 선수와 재활훈련이 필요한 선수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고민해왔다. 그 일환으로 괌 정부와 논의해 훈련 시설을 만들기도 했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많은 선수가 이용하지 않고 있다.
구단 입장에선 팀 훈련을 지금 보다 2주 정도 늦게 시작할 경우 일단 스프링캠프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대략 2~3억원(추정)이 절약된다. 하지만 팀 훈련 기간이 짧아질수록 코치들의 도움이 필요한 유망주들의 기량 발전 속도는 떨어질 수 있다.
KBO사무국과 10개 구단이 이번 사안을 두고 선수협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그동안 쟁점이 됐던 다른 사안에 대한 '빅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구단들은 요즘 비용 절감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를 풀고 싶어한다. 또 급증하는 FA 비용을 낮추고 싶어한다. 선수협이 어떤 걸 양보할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