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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남자부 외인 트라이아웃 확정, A급 외인 잡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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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내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세계 최정상급 외국인선수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배구연맹은 23일 '2016년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2016년 5월 11~13일까지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트라이아웃 시행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어 '트라이아웃 도입으로 구단 운영 정상화와 국내선수-외국인선수 간 공격 점유율 격차 축소 등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최고 수준의 외국인선수들과 작별할 수밖에 없다. 배구연맹은 외국인선수 연봉을 30만 달러(약 3억 7000만원)로 통일했다. 규정된 금액으로는 A급 선수들을 잡을 수 없다. 배구연맹이 기대한 바대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작용도 예상된다.

가장 먼저 우려되는 부분은 외국인선수의 기량이다. 현재 V리그에는 세계 최고의 센터 시몬(OK저축은행), 독일대표팀 주포 그로저(삼성화재), 쿠바 특급 오레올(현대캐피탈) 등 세계적인 스타선수들이 코트를 누비고 있다. 자연스레 대중들의 관심이 쏠렸다. 경기장에서 또는 TV로 '배구계의 메시', '배구계의 호날두'를 볼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실제로 A급 스타들의 몸짓은 많은 배구팬들의 눈과 발을 사로잡았다.

프로배구 시청률은 2012~2013시즌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남자부의 경우 2015~2016시즌 5라운드 종료시점에서 1.07%를 기록했다. 프로농구 시청률을 추월했다.

관중수도 매 시즌 증가추세다. 2012~2013시즌 35만8518명을 기록했다. 2014~2015시즌에는 49만8421명이 배구장을 찾았다. 올 시즌 5라운드 종료시점까지 38만3829명을 기록, 이미 2012~2013시즌 전체 관중수를 뛰어넘었다. 모든 게 A급 선수들의 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현장의 목소리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복수의 배구계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다.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며 "일단 확정이 됐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지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현재 활약하는 선수들보다 기량과 명성이 낮은 선수들이 들어올 것이다. 대중들의 눈높이는 최고수준의 선수들에 맞춰져 있다. 그것을 통해 인기가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스타선수들이 빠지면 화려함과 노출효과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선수들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선수들이 빠진다고 해서 공격 점유율이 고루 분포될지도 의문이다. 결국 고비처, 승부처에서는 에이스급 선수들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즉 A급 외국인선수가 없더라도 남은 누군가에게 점유율이 쏠릴 수 있다는 것.

A급 선수가 주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교육효과다. 관계자들은 "국내선수들이 A급 선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는 부분이 있다"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어떻게 자기관리를 하고 개인운동을 하며 자신을 다스리는지 피부로 느낀다. 물론 신체적인 차이는 배울 수도 없고 노력해도 한계가 있지만 기술과 프로의 자세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교육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