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계약한 김현수(28)는 현재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는 중이다.
그는 지난달 출국, LA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한 후 볼티모어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로 이동했다. 팀 동료들 보다 먼저 도착, 빠른 속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현지 미디어는 김현수가 2016시즌 주전 좌익수로 타순 2번에 들어갈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선구안이 좋은 김현수가 볼티모어 구단의 지난 시즌 낮았던 팀 출루율(0.307, AL 12위)을 향상시켜줄 것으로 보고 있다. 첫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그를 24일(한국시각)현장에서 만났다.
▶"내가 제일 빠른 거 같다"
김현수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여기는 지시가 거의 없다. '천천히 해라'는 말만 한다. 내가 가장 (페이스가) 빠른 거 같다. 감독님하고 오늘 처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그동안 팀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을 해왔다. 이제부터 정식으로 팀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김현수에게 다가와 "여기에 적응하려고 하지 마라. 우리가 너에게 맞춰줄 것이다. 네가 원하는 걸 다 얘기해라. 아담 존스가 다 도와줄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아직 빅리그 기준으로 보면 이방인이다. 김현수는 KBO리그에선 특A급 선수였지만 여기선 루키 빅리거다. 하지만 볼티모어 구단은 김현수가 그동안 해왔던 걸 존중해주려고 한다. 갑작스럽게 페이스를 떨어트려서 기존 MLB 선수들과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중견수 아담 존스(31)는 볼티모어의 정신적 기둥이자 주장이다. 김현수는 "존스가 많이 도와주려고 하는 게 보인다. 리더라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병호형과 나 둘다 잘 하고 팀은 우리가 이기면 된다"
그는 "타순은 상관없다. 경기에 나가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김현수가 2번 타자로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는 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현수는 "현지에서 너무 호평이 많다. 그래서 부담이 된다. 여기 팬들도 나의 옛날 사진을 갖고 와서 사인을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수들과 자신의 스타일이 잘 맞는다고 했다.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승부할 거라고 본다. 그게 나하고도 잘 맞는다."
김현수는 4월 개막전(5일)에서 박병호의 미네소타 트윈스와 맞대결 예정이다. 김현수 보다 조금 앞서 미네소타와 계약한 박병호는 지명타자로 개막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는 "병호형과 대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이기면 된다. 병호형과 나 둘다 잘 하고 팀은 우리가 이기면 가장 좋은 결과이다"고 말했다.
그는 MLB에 오기까지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고 또 도전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금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라소타(미국 플로리다주)=최문영 기자, 노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