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련되서 괜찮습니다."
한용덕 두산 베어스 수석 코치는 무쇠팔인가보다. 몇 백 개의 공을 뿌려도 어깨나 팔꿈치가 끄떡 없다.
19일 두산의 훈련이 열린 일본 미야자키 닛코시영구장. 한 코치는 10명이 넘는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줬다. T배팅-토스 배팅을 마친 타자들이 타석에 서면 어김없이 빠른 공을 뿌려댔다.
곁에서 지켜보니 시속 130㎞는 가뿐히 나올 것 같았다. 현역 시절 직구는 물론 다양한 변화구에다 제구력까지 뛰었던 한 코치의 공에 일부 선수는 방망이가 밀리기 일쑤였다.
두산 관계자는 "호주 시드니 1차 캠프부터 저렇게 공을 던졌다"고 귀띔했다. "아이싱 치료도 하지 않고 거의 매일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도왔다"는 설명이었다.
박건우의 설명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올 시즌 주전 좌익수를 노리는 그는 "마운드보다 앞에서 던지기 때문에 더 빨라 보인다. 체감상 150㎞의 공이 날아오는 것 같다. 정말 체력이 대단하시다"고 했다.
흥미로운 얘기가 이어졌다. 홈런이라도 치면 공이 더 빨라진다는 것. 박건우는 "투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방망이 중심에 걸린 타구가 나오면 '나이스 배팅'을 외치시다가도 다음 공은 더 빠르게 날아온다"며 "타격 감을 끌어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선수들이 늘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얘기를 전하니, 한용덕 코치는 그저 웃을 뿐이다. '어깨가 괜찮냐'고 물으니 "그저 30%의 힘으로 던진 겁니다"라고 농을 쳤다. 한 코치는 "이렇게 해서 일당 받는 거다. 많은 공을 던져도 크게 힘들지 않다"며 "그게 우리 코치들이 할 일이다. 단련되서 괜찮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 중반 1군 코치로 승격돼 불펜 안정에 큰 도움을 준 한용덕 코치. 이번에는 수백 개의 공을 던지며 야수들을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