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공격수' 류승우(23·빌레펠트)가 '친정' 브라운슈바이크 원정에서 시즌 첫 선발로 나섰다.
류승우는 14일 밤 9시30분,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아인트라흐트 스타디온에서 펼쳐지는 분데스리가 2부리그 21라운드 브라운슈바이크전에 시즌 첫 선발로 나섰다. 0대1로 아쉽게 패했지만 임대 후 첫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브라운슈바이크는 지난 시즌 레버쿠젠 소속 류승우가 임대로 뛰었던 '친정'같은 곳이다. 류승우는 14경기에서 4골을 쏘아올리며, 리그 잔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브라운슈바이크는 시즌 종료후 류승우의 임대 연장을 희망했지만, 류승우가 레버쿠젠에서의 도전을 결심하면서 임대 연장이 무산됐었다. 짧은 임대생활이었지만 류승우는 모범적인 훈련태도와 눈에 띄는 성과로 브라운슈바이크 팬들에게 또렷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노버트 마이어 빌레펠트 감독은 브라운슈바이크의 잔디와 전술, 상대 스쿼드에 익숙한 류승우를 첫 선발로 내세우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빌레펠트 구단은 지난달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현장인 카타르 도하까지 찾아가 적극적인 구애끝에 류승우를 영입한 바 있다. 임대 선수에게 에이스의 번호 10번을 부여할 만큼 기대가 크다. 지난 9일 뒤스부르크전(2대1 승) 후반 43분 그라운드를 밟은 데 이어 이날 첫 선발로 확고한 신뢰를 다시금 확인했다.
류승우는 이날 4-2-3-1 포메이션에서 2선의 왼쪽 윙어로 나섰다. 기회가 날 때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반 5분 상대 윙백 켄 라이첼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게 됐다.
홈팀 브라운슈바이크가 52%, 빌레펠트가 48%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브라운슈바이크는 유효슈팅 2개 중 한개를 골로 연결했다. 빌레펠트는 4개의 슈팅을 쏘아올렸으나 이중 1개만 유효슈팅으로 기록됐다.
전반 43분 문전 쇄도하는 류승우를 향해 후방에서 크로스를 쏘아올렸으나 아쉽게 불발됐다. 뒷공간을 파고드는 류승우 특유의 영민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전반을 0-1로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동점골을 노리는 빌레펠트와 홈에서 승리를 굳히려는 브라운슈바이크의 일진일퇴 공방이 이어졌다. 류승우는 섀도 스트라이커 위치에 섰다. 수비와 공중볼 다툼에도 적극 가담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15분 류승우의 전광석화같은 움직임이 빛났다. 박스 왼쪽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동료의 백힐 패스를 이어받자마자 문전의 융글라스를 향해 완벽한 킬패스를 찔러넣었으나 결정적인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왔다. 가장 완벽했던 찬스를 날리며 동점골 기회가 무산됐다. 후반 23분 상대의 중거리슈팅을 빌레펠트 골키퍼 헤슬이 손끝으로 쳐내며 위기를 막아냈다. 후반 32분 박스안에서 류승우가 공중볼 경합중 떨군 세컨드볼을 줄리안 베르너와 파비안 크로스가 연거푸 밀어넣었으나 불발됐다. 후반 40분 류승우가 박스 안에서 좋은 기회를 맞았으나 상대 수비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후반 44분 세트피스 직후빌레펠트 골키퍼의 움직임을 방해한 브라운슈바이크 공격수 도미 쿰벨라가 레드카드를 받아들었다. 수적 우위 속에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거기까지였다.
0대1로 아쉽게 패했지만 올림픽대표팀 핵심전력인 류승우로서는 의미 있는 첫 선발이었다. 90분 내내 쉴새없이 달렸고, 활발하게 움직였다. 박스안에서 가벼운 몸놀림으로 결정적인 장면도 만들어냈다. 레버쿠젠의 이름값을 내려놓고 뛰기 위해 선택한 빌레펠트에서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