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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빅리거]K리그서 직행할 1순위는 권창훈·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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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K리그에서 유럽 빅리그로 직행한 스타 플레이어는 찾기 힘들었다. 당시에는 일본 J리그의 수준이 더 높았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J리거를 선호했다.

K리그에서 물꼬를 튼 주인공은 '반지의 제왕' 안정환(40·은퇴)이다. 1998년 부산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고 K리거가 된 안정환은 2000년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로 둥지를 옮겼다. 유럽파가 많이 생겨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기폭제가 됐다. 안정환에 이어 K리그→빅리그 직행한 선수는 이천수(35·은퇴)였다. 울산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했다.

바통은 이청용(28·크리스탈 팰리스)이 이어받았다. 2009년 여름 FC서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이던 볼턴으로 적을 옮겼다. 그리고 K리거에서 곧바로 빅리거 된 선수들이 봇물 터지듯 많이 생겨났다. 2011년 제주 소속이던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그 해 여름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도 전남에서 잉글랜드 선덜랜드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13년 여름에는 홍정호(27)가 제주에서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로 건너가면서 독일파가 늘어났다. 이들은 유망주들의 지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명맥을 이어 차세대 빅리거가 될 K리거는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레알 전북'의 핵심 미드필더인 이재성(24)이 꼽힌다. 이재성은 지난해 한국 축구를 빛낸 보석이다. 소속 팀과 A대표팀을 오가면서 최고의 기량을 보였다. 왕성환 활동량과 영리한 움직임, 높은 골 결정력으로 아시아를 뒤흔든 활약은 유럽에도 전해졌다. 시즌이 끝난 뒤 베르더 브레멘,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 분데스리가 3개 팀에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이재성은 한국 선수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인 군 면제도 받은 상황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이재성은 2016년 기량이 만개할 나이다.

이재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는 권창훈(22·수원)이다. 권창훈도 2015년 구름 위를 걸었다. 수원이 K리그 클래식 2위에 오르는데 일조했고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맹활약했다. 무엇보다 지난달 카타르에서 벌어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5골을 터뜨렸다. 신태용호가 리우행 티켓을 따내는데 일등공신이었다. 당시 카타르를 찾은 유럽 스카우트들이 아시아 샛별들에게 주목했다. 여기에 권창훈도 포함돼 있었다. 대회 기간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팀의 구애도 있었다.

왕성한 활동량과 압박, 공격 조율 능력, 골 결정력을 따졌을 때 이재성과 권창훈의 기량은 비슷하다. 시기상으로는 권창훈이 이재성보다 빨리 빅리거가 될 수 있다. 다만 다소 느린 스피드와 공을 빼앗겼을 때 압박해 다시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올해 여름이라도 빅리거로 탄생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몸값은 이재성이 더 높을 수 있다. 전북이 아시아를 품는데 일조할 경우 시즌이 끝난 뒤 K리그 최고 이적료를 찍고 빅리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외에도 '진격의 거인' 김신욱(28·전북) 황의조(24·성남) 문창진(23·포항)이 빅리그로 직행할 수 있는 예비 K리거로 평가된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