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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日-호주서 뛴 이기제 "K리그, 훈련도 터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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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앳된 소년이 아니다.

청소년대표 출신 풀백 이기제(24)는 한때 '차세대 수비수'로 각광 받았던 선수다. '리틀 태극전사'로 종횡무진 했다. 2010년 19세 이하(U-19) 대표팀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 나섰고 이듬해엔 콜롬비아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 이광종호의 16강행에 일조했다. 다부진 체격과 뛰어난 스피드, 정확한 킥까지 보유한 팔방미인이었다. 동국대 재학 중이던 2012년 일본 J리그 시미즈 에스펄스의 러브콜을 받고 입단해 프로 인생을 시작했다가 2013년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입단테스트를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는 호주 A리그 뉴캐슬 제츠에 합류해 주전 입지를 굳혔다. 쉴틈없이 질주하며 어느덧 베테랑의 문턱에 접어들었다. '명가재건'을 노리는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의 겨울 이적시장 첫 영입<스포츠조선 2015년 12월 13일 단독보도>작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울산은 이기제 합류로 지난해 오른쪽 풀백 정동호를 왼쪽으로 돌리는 '긴급처방' 대신 이명재와의 안정적인 로테이션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일 울산의 일본 동계 전지훈련지인 이부스키에서 만난 이기제는 "심적으로 편안하다"는 한 마디로 K리그 데뷔 소감을 밝혔다. 그는 "J리그에선 (동료들과) 말은 어느 정도 통해도 정서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호주에선 잘 적응했지만 '외국인 선수'라는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았다"며 "지금은 몸은 힘들어도 동료들과 대화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 합류 뒤 K리그는 경기 뿐만 아니라 훈련도 치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피드는 호주는 물론이고 일본보다도 빠르고, 몸싸움도 장난이 아니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훈련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며 "계속 훈련을 하다보니 몸이 먼저 적응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프로인생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은 이기제에겐 모든 게 낮설다. 주전 자리도 비어 있는 게 아니다. 1년 후배 이명재(23)는 지난해 리그 38경기 중 19경기를 책임질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최종 준비 단계인 일본 동계 전지훈련 기간 이기제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이기제는 이명재에 대해 묻자 씩 웃은 뒤 "성실하면서도 배울 점이 많은 후배"라며 "정정당당하게 주전 경쟁을 해보고 싶다. 팀을 위해서라면 기량이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서는 게 당연하다. 열심히 노력해서 넘어서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팀 우승이 올 시즌 최대 목표다. 나는 울산이라는 팀의 색깔에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부스키(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