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18명의 바늘구멍'이다.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다.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엔 총 23명의 선수가 나섰다. 리우올림픽은 좁은 문이다. 16개국 최종 엔트리는 국가별 각 18명이다. 이중 3명은 '와일드카드' 다. 만23세 초과 선수 중 3명을 뽑을 수 있다. 'U-23'의 자리는 15개로 줄어든다. 냉정하게 말해 카타르에서 8회 연속 올림픽 티켓을 획득한 23명 가운데 3분의 1인, 8명은 리우행 비행기에 오를 수 없다. 그마저도 전문 포지션인 골키퍼 두 자리를 빼면 결국 23세 이하 필드플레이어 중 단 13명만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U-23'의 경쟁도, '와일드카드' 전쟁도 이제 시작이다. 안정적인 해외 진출을 꿈꾸는 20대 선수들에게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특례, 연금 혜택은 부정할 수 없는 동기유발제다. 남은 7개월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에이스의 자격을 끊임없이 증명해야만 한다.
이번 대회에서 황희찬(잘츠부르크)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 등이 공격라인에서 인정받았다. 미드필더 박용우(FC서울), 이창민(제주), 오른쪽 수비수 이슬찬(전남)도 K리그에서의 성장세를 입증해보였다. 권창훈은 프로 3년차인 지난 시즌 수원에서 35경기에 나서 10골을 넣었다. 문창진은 4년차에 포항에서 11경기 4골2도움을 기록했다. 박용우는 프로 첫 시즌인 지난해 FC서울에서 26경기를 소화했다. 이슬찬은 전남에서 22경기, 이창민은 22경기(2골2도움)를 뛰었다. 올림픽 시즌,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성장해야 한다. K리그에서 선배들과의 극심한 포지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주전을 꿰차야 한다.
이번 대회 '해외파'는 류승우, 황희찬 2명이었다.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황희찬은 27일 잘츠부르크 복귀 직후 31일 SV샌트하우젠과의 연습경기에 후반 교체출전, 감독의 신임을 입증했다. 스스로 할 일을 알고 있다. "대회를 치르면서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 부족한 부분을 메우겠다. 피지컬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기술적으로 더 나아져야 하고 포스트플레이, 골문 앞 득점도 중요하다. 연계플레이도 더 신경써야 한다."
레버쿠젠 소속으로 올시즌 1경기도 나서지 못한 류승우 역시 '뛸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다. 임대, 혹은 이적을 검토중이다. 이번 대회 소속구단의 반대로 오지 못한 '해외파'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지만, 압도적인 성과가 있어야만 한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티켓을 따기 위해 함께 땀 흘린 선수들이 우선"이라는 말로 최종예선을 뛰지 못한 선수의 올림픽행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와일드카드 역시 전쟁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빈곤, 수비라인의 불안,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할 노련한 플레이메이커의 부재 등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와일드카드는 절대적인 실력 못잖게 리더십이 중요하다.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멘토이자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기존 팀 컬러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조화로운 선수여야 한다. 4년전 런던올림픽 땐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이 제몫을 했다. 현재 손흥민(토트넘) 석현준(FC포르투) 황의조 윤영선(이상 성남) 임종은(전북) 한국영(카타르SC) 이명주(알 아인)) 등 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부상이다. 런던올림픽 때도 부상으로 인해 마지막 순간, 눈물을 삼킨 선수들이 있다. '홍명보호의 중심' 센터백 홍정호가 올림픽 직전 무릎 부상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센터백 장현수와 미드필더 한국영은 최종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리고도 부상으로 하차했다. 대체 발탁된 김기희, 정우영이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올림피언들 사이에 '올림픽 출전,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정한다'는 말은 진리로 통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